박기현展(갤러리 CHO)_20180405

//작가 노트//
세상을 살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자연과 그림을 마주보고 있노라면 그 마음은 더하다.
만약에 세상에 색과 빛이 없다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어쩌면 그것을 색과 빛의 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가끔 자연 위에 의인화를 씌우기를 좋아한다.
자연과 우주만물에 의인화를 씌운다면 어떤 현상이 만들어질까.
전지전능한 존재의 힘이 그려진다.
창조와 창작의 의미에 있어 빛과 색은 빼놓을 수 없는 의미라 여겨진다.
대부분 창작물들은 시각적으로 그 느낌을 전달하고 전달받는다.
거기에 의식 무의식적인 상상까지 더 하면 역할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겠다.
색깔 없는 옷 색깔 없는 자동차 색깔 없는 조명등 불빛
색깔 없는 집과 가구들 색깔 없는 그림물감
색깔 없는 휴대전화기의 화면
색깔 없는 음식과 상차림……
색이란 무엇인가 상징한다.
빛이란 그럼 무엇인가 그 역시 상징이다.
세상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색의 상징적 언어로 소통을 해왔다.
평화를 원할 때 위험에서 구조를 원할 때 권위를 나타낼 때
자신의 모습을 타인들에게 돋보이려고 할 때…., 사람들은 소통을 시도했다.
심지어 색은 무감각 할 것 같은 정치인들 까지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말하혈 할 때 자신들의 색채를 들고 나왔다.
기업인들은 어떠한가. 색으로 세상을 얻으려 한다.
코카콜라 음료회사의 하양과 빨강
코닥칼라의 노랑색상 이미지
후지칼라의 녹색……
기업인들은 끊임없이 색 이미지들 소비자들 머릿속에 각인시켜 두려한다.
우린 알게 모르게 색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게 된다.
내가 두 번째 개인전을 할 때 이야기다.
모 방송국 취재진이 찾아와 내 그림 속 붉은 색상이 많은 이유를
색깔론으로 몰고 가려는 것을 알고서 나는 답하기를 거부했고 다음 날
같은 방송국 작가가 다시 찾아와 사과해 일단락 수습된 기억이 있다.
우리가 지금 쉽게 누리고 있는 색의 선택과 자유도
얻어진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좋은 것들은 어느 것 하나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극적인 아름다움을 말로 표현할 때
‘그림 같이 아름답다’란 표현을 쓰기를 좋아한다.
그렇다면 그림에 있어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선, 면, 덩어리, 질감, 구도, 색채…
그 중에서도 색이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압권이라 생각이 든다.
그림이란 무엇인가 색의 언어가 아닐까
색이란 무엇인가 만국어라 얘기하고 싶다.
그림에 있어 색을 빼면 그림이 사라져 버려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내게서 색을 빼면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나는 직업이 색을 다루는 화가이기 때문이다.
화가는 색을 다루는 자로 색으로 사람들과 소통을 시도하는 자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색이 현실의 캔버스 위에 옮겨지고 구현되어
감상자들과의 소통을 추구한다.
화가는 색과 색의 멋지고 아름다운 조화를 찾아
감상하는 모든 이들에게 알리는 일종의 행복 전도사다.
나는 꿈꾼다. 색의 언어로 사람들과의 소통을 꿈꾼다.
그리하여 그들과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진심 바란다.
2018년 2월 7일//
– 장소 : 갤러리 CHO
– 일시 : 2018. 4. 5. –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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