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숙展(리빈 갤러리)_20241217

“순간의 화려함보다 소박한 일상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되새기고 싶었습니다.”
평범한 삶을 특별하게 그려온 장경숙 작가가 오는 17일까지 해운대 리빈 갤러리에서
‘Wonderfol land 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이 가득한 장 작가의 회화 작품 30~4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그동안 부산과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장 작가는 기억과 경험 속 깊이 간직한 평온함을 끄집어내 대중에게 위로가 되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진중한 통찰을 통해 일상의 평화로움이 주는 이미지에 천착해 온 장 작가는 ‘금’이라는 특별한 소재를 사용, ‘절대적 영원함’에 대한 동경을 드러내면서도 묘한 설득력으로 관람객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작가에게 주변의 친근한 것들 모두가 중요한 피사체다. 수영장이 있는 마당, 숲속 캠핑장, 탁자 위에 놓인 간식과 찻잔, 마을 전경 등이 표현된 그의 작품에서는 현대인이 동경하는 ‘힐링의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소재들이지만 대중과의 공감을 극대화하려는 노력과 고민을 통해 한계를 극복해 왔다.
일상의 모습이 화폭으로 오롯이 들어온 배경에는 장 작가가 살아온 삶의 궤적이 자리해 있다. 어린 시절 너무나도 평온하고 무난한 성장기를 보냈다는 장 작가는 “오래전 어느 주택 앞 화단을 정성스레 가꾸는 한 여성의 모습을 보면서 ‘일상의 평온함’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면서 “예전에는 몰랐지만 나이가 들면서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알게 됐다. 타인의 삶 속에서 나의 작품들이 치유의 의미로 작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품의 평온함 속에 숨은 진실성이 중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장 작가는 “화려한 작품도 만들고 싶었지만 내가 경험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쥐어짜내는 작업은 할 수 없었다. 독서 등을 통해 다양한 간접 경험을 하려 했지만 나만의 진솔함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자극적 소재를 억지로 재현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지금의 작품 세계를 만들고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낸 듯하다”고 말했다.
‘금’이라는 재료는 장 작가의 작품 속에서 무한한 생명력을 뿜어내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금빛이 선사하는 온기와 더불어 변하지 않는 물질이라는 소재의 물성이 장 작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금 또는 금박을 활용해 작품 속 피사체들을 표현하는데, 처음에는 대리석 위에서 작업했지만, 점차 캔버스 위주의 작업으로 옮겨왔다. 장 작가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는 동안 금이 제 그림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작업 초기에는 재료의 물성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평범한 일상’이라는 스토리텔링에 주목하며 균형을 맞춰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상과 금을 각각 작품의 소재와 재료로 활용하면서 패션업계와 기업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금빛의 매력 덕분인지 장 작가는 1990년대 초반 유명 디자이너인 고(故) 앙드레 김으로부터 컬래버레이션 제안을 받기도 했다. 2012년과 2022년에는 유명 식품 회사의 달력 작업에도 참여했다. 여성스럽고 온화한 분위기의 화풍이 기업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지금도 국내 주요 기업들로부터 달력 작업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장 작가는 이번 전시가 그동안 구축해온 작품 세계를 변화시키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껏 이어온 구상을 넘어 반구상과 추상의 시점에서 작업에 나서겠다는 것이 향후 계획이다. 그는 “‘일상의 평온’에 ‘자유로움’을 더하려 한다. 지금보다는 다소 추상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인 기법을 적용해 더 다양하고 확대된 화면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경숙 작가는 작품 속 풍경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힐링의 풍경들이며, 그 소소한 풍경들이 우리네 삶을 담담하고 따뜻하게 다독여 주길 바란다.

장소 : 리빈 갤러리
일시 : 2024. 12. 17 – 2025. 01.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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