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훈展(스페이스 만덕)_20160506

GENTRIFY 나의 문제가 아닌 문제

스페이스만덕 조경난

스페이스 만덕은 2016년 5월 6일부터 5월29일까지 2016년 SPACE MANDEOK 작가공모에 선정된 강정훈의 ‘GENTRIFY 나의 문제가 아닌 문제’전을 개최한다. 강정훈은 1년 전 부산 만덕5지구에 우연히 발길을 하게 된 이후부터 꾸준히 현장을 방문하고 둘러보았다. 그곳에서 자신과는 별개로 여겼던 사회의 단면을 직시하게 된다. 그는 현장을 보고 그곳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느낀 것을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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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는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되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인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에 관한 것이다. 만덕5지구는 1970년대 정부의 도시정비사업으로 부산 수정동, 초량, 영도 등의 판자촌에 살던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켜 형성된 동네며 재개발이란 명목 하에 다시금 원주민들은 만덕동을 떠나게 되었다. 하지만 ‘내 집에 살겠다.’라는 문구로 자신의 집을 지키는 사람들도 있다. 막바지 철거작업이 한창이지만 갈 곳 없는 주민들은 철탑 위에서 고공시위를 하고 있다.

전시는 크게 3개의 방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방은 철거촌 빈 집의 창문과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물건들을 수집해 철거현장에서 보았던 풍경들을 비유한 작품으로 채워진다. 힘겹게 투쟁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석함과 그곳의 상황에 대한 고발의 의미를 담고 있다. 두 번째 방은 포츠담 회담을 모티브로 한 작품 ‘5자 회담’이 설치된다. 5개의 단체가 함께 해야 할 협상 테이블에는 4개의 자리만이 있다. 가장 중심에 있어야할 원주민의 자리는 배제되어 있는 모습을 풍자한 것이다. 세 번째 방은 젠가 게임이 이뤄지는 모습을 촬영해 사진으로 설치된다. 이는 착취의 구조에 대해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젠가의 규칙은 나무 조각을 쌓아올린 후 밑에서 쉽게 뺄 수 있는 한 조각을 빼내어 위에 다시 쌓아올리는데 힘없는 이의 것을 빼앗아 가진 자에게 더 큰 부를 얹혀 주는 행태와 닮아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당장은 아니어도 언제든 나의 문제로 바뀔 수 있기에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함께 해야 할 고민과 이야기들이다. 전시의 부제인 ‘나의 문제가 아닌 문제’ 에 그러한 작가의 생각이 잘 반영되어 있다. 강정훈의 작품을 통해 주변을 돌아보며 무엇을 중심에 두어 우리의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조경난//

– 장소 : 스페이스 만덕
– 일시 : 2016. 5. 6 –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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