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展(피카소화랑)_20160721

四君子조각

나의 조각에 대한 기저(基底)는 그림자이다.
그림자는 자아(自我)를 찾아가는 하나의 방법론적 방편으로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물음에 대한 화두(話頭)이다.
대상이 없는 그림자는 존재되지 않는다. 움직임이 있는 대상이건 움직임이 없는 대상이건 세상의 모든 형상은 실체적(實體的)인 입체이다. 하지만 나의 그림자는 입체를 본질로 하는 조각에서 평면이 입체로 늘 환원하며 윤회(輪回)한다. 이러한 평면성의 비실체(非實體)를 실체로 만드는 작업이 또 다른 자아를 찾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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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陽)의 빛으로 존재되는 그림자는 어둠에서는 존재할 수 없고 양에서만 실체하는 어둠의 음(陰)으로 그림자의 음은 내게로 와서 양이 되어 삶에 대한 감정을 반추(反芻)한다. 그림자는 소유하고 만질 수도 없는 무언(無言)의 허구적 실체지만 내가 없이는 존재할 수도 없고 결코 나를 벗어날 수도 없다.

이제까지 나의 그림자에 대한 표현은 다양한 변화를 거듭했다.
배경을 만들어 물체를 비워버리는 공간성(그림자는 무(無)의 개념)에 주목했던 초창기 작업이후 그림자의 선적표현, 평면의 내면적 설명, 평면에서의 공간성 표현, 면과 색채의 표현을 지나 사군자(四君子)에서는 비실체적인 그림자를 실체화시키는 작업으로 존재된 그림자는 다시 비실체의 그림자를 만드는 환원적 방법이 되었다. 여기에 공간과의 관계와 실체적 형상의 변형을 통해 대상이 가지는 본질적 형상을 시도한다.
사물들은 공간을 함유한 입체이다. 공간은 원래부터 존재된 무(無)로 의식과 더불어 인식되는 허공이며, 사물과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만 나타나는 심리적 공간이다.
사군자의 조각적 표현은 물성과 빛의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그림자 형상을 공간에 배치시켜 또 다른 그림자를 만드는 심리적 공간에서 사군자의 실체적인 이미지를 확장시킨다.

화선지에 먹선의 필력에 의한 사군자의 표현과 더불어 현대적인 재료인 Stain Steel Super Mirror의 새로운 상징적 이미지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주변을 반영했다.//김광호//

– 장소 : 피카소화랑
– 일시 : 2016. 7. 21 –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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