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현·정연희展(갤러리 아인)_20180308

//작가 노트//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표정 없는 얼굴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멀리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작품에 담아낸다. 멀리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각기 다른 그 행동들이 다 엇비슷해 보이는 인생이란 그런 것인가 싶다. 작품 속에는 작은 사람들이 무수히 등장 한다 .때로는 질서정연하게, 때로는 자유롭게 표현되어진 인간 군상들은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다. 그들은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많은 학생들이기도 하고, 유채꽃 밭의 관광객들이기도 하며, 잔디밭에 소풍을 나와 돗자리 위에 누운 사람들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광경 또는 이야기를 통하여 현대인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 화려해 보이는 현대 사회 속에서 개개인 내면의 의미를 뒤로 하고 어딘가 모를 공허함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작품은 슬며시 질문을 건넨다.//이경현//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는 도시 속에서 느꼈던 고단함이나 공허함 등의 감정들은 대다수의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삶과 다르지 않다. 현대인들은 숨 가쁘게 살아가는 도시 생활 패턴에 있어 다른 무엇보다 인간적인 것의 실현을 갈망하고 있다. 도시의 삶에 지친 현대인들은 자연풍경과 어우러진 도심 속에서 여유를 찾기 시작했다. 현대라는 시공의 유람자로서 본다면 ‘한강공원’은 더할 나위 없는 장소이다. 이곳에서는 자칫 회색빛으로 보일 수 도시의 색들은 하늘, 강, 풀,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로 물들어진다. 각자의 일상들은 색색의 그리움으로 물들어지고 그러한 색들을 마음에 담는다. 도심 속의 현대인들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한 여유를 즐기는데 이 과정에서 이성적이기만 했던 도시는 또 다른 안온한 감정의 도시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도시의 양면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모시’라는 천의 독특한 질감으로 콜라주를 하여 표현하는데, 그림 속에 표현되는 공간들은 도시가 실제로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색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이것은 물리적인 실재의 공간이 아닌 일상을 유람하듯 색다르게 바라보는 관념을 상징하고 있다. 또한 모시 위에 그림을 그리지 않고 이를 자르고 붙여서 표현하는 콜라주로 공간을 표현하는 것은 쌓고 쌓아 만들어진 삶의 시간의 의미를 표현하기도 한다.
사람이 도시를 이루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 우리는 도시에 살고, 도시는 우리 속에 있다. 나의 작품을 마주하는 이들이 ‘도시의 유람자’가 되어보기를 기대한다. 도시를 거닐며 단순히 도시의 외경을 보는 것이 아닌 유람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도시를 유람하며 그 속에 담겨져 있는 개개인의 일상과 도시의 일상을 보고, 도시라는 크고 이성적인 공간이 개인의 삶에 있어 안온한 공간임을 전하고 싶다.//정연희//

 장소 : 갤러리 아인
– 일시 : 2018. 3. 8. –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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