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누리,서동완展(갤러리 아인)_20180515

//보도자료문//
<신누리 작업노트>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전에 누릴 수 없었던 사치, 과시와 풍요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단순한 의식주를 영위하기 위한 삶에서 벗어나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한 활동이 다양화되고 사치품의 수요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게 됨에 따라 인간사회도 크게 변화되고 있다.
허나 삶의 질은 물질적인 것만은 아니다. 과연 향상된 삶의 질만이 부각되는 우리의 현재 모습이 전부인 것인가 의문을 갖게 한다.

위태롭게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의식을 갖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보이는 것은 많지만 정작 잘 보는 것은 어려워지는 시대이다. 우리는 화려함만을 쫓기보단 그 뒤에 가려진 이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끝없는 욕망과 이기심 속에서 많은 동물들이 희생되어지고 있다. 세계의 수많은 야생동물들은 상품화를 위한 밀렵과 불법 채취, 산업화, 도시화로 인한 자연파괴(서식지 파괴), 기후변화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이로 인해 어느 세대보다 화려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우리세대의 성장 속에서 그 생성을 위해 파괴되는 자연과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의 모습을 바라보고자 한다.

작품의 주된 형태는 사람들이나 때론 동물들의 편안한 휴식을 위해 이용되는 의자이다. 그 위에 사람이 아닌 동물들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거나, 동물은 사라지고 그들의 뼛조각으로 이루어진 의자 형태를 볼 수 있다.

언 듯 보기에는 아름답고 화려한 장식품, 그들을 위한 편하고 안락한 소파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의자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보통의 의자와 달리 이질적인 모양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새의 날개, 총기, 화살촉, 철망 등이 의자의 등받이가 되거나, 동물의 발, 나이프, 포크 등이 의자의 다리로 이루어져 있고, 인간의 욕구에 의해 희생된 뿔, 동물의 뼈 등 무시무시한 살생의 오브제들이 집합하여 하나의 의자를 이루고 있다.

의자의 강한 얼룩과 색채감과는 대비되는 순백의 동물들은 비교적 말라 있거나 몸을 한껏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다. 화려한 의자에 놓인 그들은 휴식은커녕 잔혹한 진실을 담은 의자 위에 놓인 현실이 불편해 보이지만, 어쩌면 그들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 이 위태로운 덫에 놓이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동물들을 위한 의자’ 라는 컨셉(concept)으로 제작되었지만, 도자(ceramic)로 만든 화려하고 깨어지기 쉬운 의자는 그들이 결코 쉴 수 없는 공간인 것이다.
이들은 다른 환경 속에선 복원 될 수 없는 고유한 존재임을 보여주고 싶다.

편안함과 동시에 위태로운 것들, 양립 불가능한 가치들이 공존하는 현실로부터 화려함 이면에 잔혹하고 모순적인 이야기를 감춘다. 사람들로 하여금 위태롭게 사라져가는 동물들의 안위를 묻는 지점을 만들고 싶다.

<서동완 작업노트>
먼저 나의 작업 출발은 소중한 사람들로부터 받은 선물, 물건들이다. 그것들은 모두 이전부터 어떠한 의미들을 가지고 내게로 온 것들이었다. 그 물건들은 온전히 그들의 것도 아닌 그들과 나의 ‘사이’에 있는 의미였다.
나는 이 ‘사이에 있는 의미’를 형상으로 재구성 하고자 했으며 동시에 그 의미를 더욱 견고하게 드러내 보이는 것으로써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이 사물이 가지고 있는 무수한 의미들을 찾는 과정에서 나의 두 번째 작업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 속에서 나는 ‘사이의 의미’를 의인화하여 다른 세상을 찾아 볼 수 있었으며, 이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만들어낸 ‘의미’를 사물의 또 다른 시각적 표현방식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 장소 : 갤러리 아인
– 일시 : 2018. 5. 15. –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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