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윤展(갤러리 조이)_20181123

//전시 서문//

아름다운 Nostalgia

이강윤…..그는 어린 시절 농장의 유복한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이러한 환경은 자연스럽게 동물들과 벗하며 자연과 교감하는 계기가 되었고, 유년의 이런 경험의 세계와 전원 속 사유의 공간은 지금까지 그를 지탱하는 창조의 에너지가 되었다. 마치 에덴동산과도 같은 원초적이고 진솔한 그의 그림은 온화한 모성애와 유년의 순수, 동물들과의 교감이 사랑의 공명이 되어 고요하고 평온하게 우리를 감싸 안는다.

그림은 내면의 발현이라 절대 속일 수가 없다고 말하는 그는 부산을 대표하는 서양화가 故송혜수 화백의 수제자이며, 2018년도 14회 송혜수 미술상의 수상자이다. 그의 나이 18세 되던 1958년부터 송혜수 화백의 수제자로 들어가 사춘기의 반항심을 그림으로 달래고 24년을 선생님을 모시면서 그림을 공부했다.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은, 그림에 대한 그의 열망과 무엇보다도 그 열망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가르침을 준 송혜수 화백의 도움이 컸다. ‘사람이 먼저 되고, 그림이 되어야 한다.’ 는 선생의 교육은 그림은 물론 화가로 살게 해준 최고의 가르침이었다.

구수한 인심이 묻어나는 따뜻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스케치하며 전국을 떠돌던 젊은 시절, 낯선 객지 전라도에서 밤을 맞아 찾아들어간 어느 노부부의 집에서 우연히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는데, 밤늦게 찾아온 낯선 청년에게 빈 방에 군불을 때우고, 객지에 나가있는 아들을 생각하며, 아랫목에 묻어 두었던 따뜻한 밥과 가자미조림을 발라 밥 위에 얹어주는 따뜻한 호사를 누렸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노부부는 길 떠나는 젊은 화가를 위해 농사지은 곡식들을 봉지봉지 싸서 들려주었다는 이야길 하며, 자신도 이처럼 따뜻한 사랑과 배려, 그리고 온정으로 서로의 가슴을 이어주는 그림을 그리겠노라 다짐 했다고 한다.

근간의 사람들은 그를 깐깐하고 고집 센 작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깐깐한 고집은 그의 사람됨과, 작가로서의 삶이 부끄럽지 않음을 알게 해준다. 오랜 세월동안 그 역시 힘든 시간이 없지 않았을텐데, 아직도 그의 눈은 소의 눈망울을 닮아 우직하고 소박하며 순수하고 개구지다.

그는 비구상으로 그림을 시작하여 구상으로 귀착하였다. 그래서인지 그의 터치는 간결하고 담백하며, 선과 색의 쓰임에 함축적인 표현이 저변에 깔려있고, 그가 주로 쓰는 원색의 옐로우와 그린은, 사물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온유하고 낭만적이며, 때로는 삐걱거리는 탁한 감정을 다스리는 윤활제로, 우리에게 희망과 화해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일흔일곱의 이강윤…. 아직도 그의 시간은 우리 모두의 기억 저~너머에 있는 유년의 뜰에 머물러있는 것은 아닐까… 그의 행복한 그림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기를 원하며, 훌륭한 제자를 키워준 故송혜수화백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사람이 먼저 되고, 그림이 되어야 한다’…//갤러리조이 대표 최영미//

– 장소 : 갤러리 조이
– 일시 : 2018. 11. 23. – 12. 23.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