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경展(갤러리 콩)_20231016

//전시 소개(서영옥)//
작가 금경에게 작업은 삶을 비추는 거울이며 생활이다. 시종일관 작품의 온갖 기쁨과 번뇌 속에 작가가 들어간다. 때론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혁명가가 되기도 한다. 가끔은 현실에 풍덩 뛰어들지 못하는 모습일 때도 있다. 그러나 작업만큼은 고유한 시각과 기질로 다른 것들과 차별화된 자기 것을 창조한다. 때문에 혁명가처럼 비춰지는 것이다.

“인간은 고독한 존재다. 이러한 고독은 적절한 상대(예술철학)를 만나지 못한다면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군중 속에서의 고독은 잡스러운 것 때문에 더욱 견디기 힘들다.” -금경의 작가노트 중에서-

작가 금경은 종종 세상과의 고립을 자처하며 소신껏 자기 혁명을 도모한다. 모방이나 차용을 의식적으로 거부하며 매번 새로움을 추구한다. 무가치한 것을 솎아내고 가치 있는 것의 진수를 투영한다. 기를 모아 엣센스 남기기에 집중하는 것이 작가 금경에게 반복되는 예술적 자기혁명이다.

곧 기화는 절대고독 속에서 정제하고 걸러진 상태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존재하는 것은 이미 새롭지 않다하여도 금경의 작업에서는 잠시 미뤄둬야 할 것 같다. 모든 텍스트는 존재했던 것들을 재결합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하여도 그의 작업 방식에는 적합지 않은 비유다.

이러한 그의 작업을 순간적인 충동이나 단순한 유희로 보아서는 곤란하다. 자유로운 듯 절도 있고 절제된 긴장감에는 철학적 사유와 화론이 토대 되었다. 그의 논문참고 문헌인 사상과 화론만 보더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음양오행사상과 성리학의 이기일원론(이理와 기氣의 원리를 통해 자연 ·인간 ·사회의 존재와 운동을 설명한 성리학적 이론체계), 사혁謝赫(남북조시대)의 화육법畫六法과 석도화론石濤畵論(石濤 ·1642~1707) 등이 그것이다. 객관적인 대상을 떠나 주관적인 순수성을 추구한 추상미술도 배제할 순 없다. 일련의 이론적인 배경은 금경이 기화를 일구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배경은 현재의 가교일 뿐 현재의 전부가 될 순 없다.

작가는 일찍이 선구적 미술 이념이나 체제를 배제한 고유한 자기표현에 집중해왔다. 대상화되지 않은 기화를 추구하는 작가에게는 기존의 패러다임이나 방법론이 진행형이 아니다. 반드시 학문적인 토대나 철학적인 사유를 요구하지 않는 예술이기도 하다. 다만 작가가 추구하는 회화방식은 형상성을 피한 순간적인 감흥과 직관에 중점을 둔다는 점이다.//서영옥//

//작가 노트//
2015년 4월 미술학 박사 서영옥이 나의 그림을 읽어주는 글 ‘새벽을 여는 기氣의 신적身迹’ 을 읽어 내려가다가 마음이 통하여 다시 한 번 멍하게 생각에 잠겨 본다. 서영옥 박사는 나에게 참 고마운 존재다. 내 그림을 보고 나 마음을 본 듯이 읽는다. 꼭 도적질하다가 들킨 것 같은 느낌이다. 하긴 수십 년을 이웃에서 서로를 지켜보았으니 그럴 만도 하다. 나를 알기 전에 먼저 서 박사는 내 그림을 소중한 글을 정리하여 먼저 읽어주었다. 그로 인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만남이 이어졌다. 그녀는 대구에서 삶을, 나는 부산에서 지낸다. 이웃사촌이며 우리는 하나다.//금경//

장소 : 갤러리 콩
일시 : 2023. 10. 16 –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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