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식//
문현아트센터는 2026년 6월, 권영술 개인전 ‘STON: 기억의 지도’를 개최한다. 본 전시는 작가가 구축해 온 ‘가상공간’의 회화적 좌표 위에, Stone(돌/STON)을 기억의 표식이자 시간의 침전으로 제시한다. 시간과 중력이 제거된 공간에서 파편처럼 배치된 이미지들은 서로 연결되며 서사를 생성하고, 관람자는 그 연결을 따라 기억을 읽고 편집하는 경험으로 들어선다.
‘STON: 기억의 지도’는 하나의 결론보다, 지속되는 질문을 선택한다.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는가. 기억은 사실의 저장인가, 아니면 삶을 견디기 위한 재구성인가. 한 개인의 기억은 어디까지 세계의 기억이 될 수 있는가. 그리고 파편화된 장면들은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연결해 ‘나’의 현재를 구성하는가.
권영술의 회화는 관객에게 완전한 독해를 허용하지 않는 대신, 기억의 빈칸을 채우는 상상력을 요청한다. 점들의 숲을 통과하고, 텍스트의 흔적을 더듬고, 상징의 파편을 이어 붙이는 동안 관객은 어느새 자신의 기억을 작품 위에 덧씌우게 된다. 그렇게 해서 한 사람의 점은 또 다른 점과 연결되고, 점들은 다시 별자리가 된다. 이 전시는 그 별자리-기억의 연결망-를 따라 걷는 경험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STON: 기억의 지도’는 권영술이 2000년대 이후 전개해 온 연작 Polaris–Craving–Dream of the Butterfly의 흐름을 바탕으로, 최근 ‘Ston’(STONE) 연작에 응축된 회화적 언어를 집중 조명하는 개인전이다. 작가에게 회화는 ‘보는’ 이미지가 아니라 ‘읽는’ 화면이며, 그 화면은 재현보다 기록에 가깝다. 다만 이 기록은 사건을 시간순으로 서술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억이 생성되고 편집되는 과정 자체를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한다.
권영술은 화면을 하나의 가상 좌표계로 설정한다. 그 안에서 인물, 건축, 악기, 텍스트와 기호, 그리고 꽃·여체·쇼파·코끼리 등 상징적 오브제들은 시간·중력·원근의 합의로부터 이탈한 채 등장하고, 파편처럼 흩어진 이미지들은 뜻밖의 연결을 이루며 서사를 생성한다. 이 연결의 논리는 단일 사건의 재현이 아니라, 기억이 본래 ‘연결의 네트워크’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번 전시의 핵심인 ‘STON’은 물성의 돌이면서 동시에, 기억이 남는 방식에 대한 은유다. 화면을 선행하는 것은 대상의 형태가 아니라 촘촘히 퇴적된 점의 층위이며, 그 점들은 장식적 배경이 아니라 사유의 퇴적이자 욕망의 잔해로서 화면 전체를 덮는다. 가까이에서는 점 하나가 한 존재처럼 분화되고, 멀리서는 점들이 응고해 하나의 질량을 이루며 ‘돌’처럼 단단한 표면을 형성한다. ‘Ston’ 연작은 이 응고의 미학을 전면화하며, 견고했던 의미가 해체되고 재배치되는 시간을 화면의 물성으로 드러낸다.
연작의 흐름은 욕망의 세 가지 상태를 관통한다. Polaris가 삶의 여정을 비추는 방향감각이라면, Craving은 규정 불가능한 삶의 가치와 목적을 끝없이 묻는 질문의 운동이며, Dream of the Butterfly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편집된 기억의 세계다. 전시는 이 질문과 편집의 과정이 남긴 흔적을 ‘지도’로 펼쳐 보이며, 관람자가 이미지의 연결을 따라 읽어 들어가며 자신의 기억과 욕망을 덧씌우도록 유도한다.
결국 권영술의 ‘Ston’은 자연물의 묘사가 아니라 시간이 응고된 상태, 생각이 굳어진 형태, 욕망이 남긴 침전물이다. 작품 속 텍스트와 기호는 해독을 요청하면서도 완전한 해독을 유예함으로써, 관람자를 ‘의미의 확정’이 아니라 ‘의미를 계속 잇는 상태’로 초대한다. 관객은 이 전시에서 한 장의 그림을 읽는 동시에, 상징의 파편을 더듬으며 스스로의 내적 지도를 완성해 나가게 된다.
장소 : 갤러리 아트톡
일시 : 202. 6. 6 – 6. 22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