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해인展(프랑스문화원 아트스페이스)_140206

얼마 전 한 작가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부산 프랑스문화원 아트스페이스에서 하고 있는 개인전 홍보 이메일이었다. 이메일에 첨부된 작품을 보니 어디서 본 듯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2013년 갤러리 이배에서 ‘젊은 화가 3인전’에 참여했던 최해인 작가였다. 당시 박숙민 작가와 함께 작품이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다. 반인반수의 여성이 인형의 머리를 쥐고 있는 작품 ‘무언의 딜레마’를 이번 전시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인터뷰를 나갔던 또 하나의 이유는 무엇보다 작가가 열성적으로 여러 홍보매체 쪽에 연락을 했다는 것이었다. 보통 전시소식은 갤러리 측에서 팸플릿이나 이메일을 통해 연락한다. 최해인 작가는 단체 메일이 아닌 개별적으로 이메일을 보냈다. 필자의 경우 www.artv.kr 사이트를 보고 연락을 했다고 한다. 자신의 전시를 홍보하는 ‘적극성’과 ‘열정’에 감동 해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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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일반 대학 졸업 후 다시 미술대학에 입학 해 작가의 길로 들어선 독특한 경력을 가졌다. 그녀의 관심사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변화하는 현대에 대한 거부감에서 시작한다. 현대인들은 과거에 비해 원하는 정보를 빨리 찾아 볼 수 있다. 때문에 신문과 잡지 같은 매체는 속도성으로는 도저히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위력을 따라갈 수 없다. 특히 SNS 등을 통한 ‘검증되지 않은 뉴스’들은 일반인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인터넷의 단편성 기사는 비판적 시각의 힘을 점점 떨어뜨리고 있다.

최해인 작가의 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정지되어 있다. 하반신이 말의 형태인 인간들은 ‘빨리 빨리’를 외치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다. 반인반수의 여성이 자전거 바퀴를 들고 눈을 감고 있다. 작품명은 ‘공포의 시작’이다. 정보의 속도감이 쾌감만 주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뉴스 오보와 낚시성 기사일 확률은 높아진다. 그러한 뉴스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작가의 작품명처럼 그것은 공포의 시작일수도 있다.

‘on air’란 작품은 뉴스의 심각성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진실과는 달리 최종 소비자인 대중이 보는 장면은 다른 뉴스로 변질되어 보도된다. 그리고 변질된 뉴스는 새(트위터)를 통해 순식간에 퍼진다. 이러한 현상은 작품 속 발레나 승용차 광고처럼 광고주에 의해, 또 다른 권력자에 의해 왜곡되기도 한다.

『그림 속에서 주인공은 생동감이 부재한다. 무대는 프레임 속에서 또 다시 프레임이 된다. 보여 지고 싶은 부분을 보게 되지만 그것을 전부라 여기며, 이제는 부재한 시간들이 쉴 틈 없이 밀려든다. 멈춰있는 이미지 속에서, 우리가 보지 못했고, 보려하지 않았던 불편함과 그 낯설음을 이번 전시를 통해 알아챌 수 있기를 바란다.』<작가 노트 중에서>

전시장 안쪽에는 작가의 초창기 작품들이 여러 점 있다. 인생은 연극이라는 말처럼 작가는 무대에 놓인 인형을 통해 나와 타자의 시선을 의식한다. 작가의 작품 스타일은 인형시리즈 ‘dream’이나 ‘television’ 작품처럼 정보의 속도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거쳐 최근에는 반인반수의 작품으로 형식이 이어지고 있다. 최해인 작가는 아직도 실험 중이다. 앞으로 작가가 다룰 또 다른 비판적 소재와 주제가 기대된다. 이번 전시는 해운대 요트장삼거리 옆 부산 프랑스문화원 아트스페이스에서 2월 25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부산 프랑스문화원 아트스페이스
– 일시 : 2014. 2. 6 – 2. 25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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