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가을빛으로 물든 삶의 자리에서
여든의 세월을 지나 다시 붓을 들고 작품 앞에 섰습니다.
지나온 시간 속에서 그림은 제 삶의 기쁨과 마음을 담아내는 소중한 벗이었습니다. 옻칠의 깊은 빛과 공필화의 섬세한 선을 마주하며, 한 겹 한 겹 정성을 쌓아 올린 작품들에는 제가 살아온 시간과 자연을 바라보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피어나는 봄꽃이 찬란하다 한들,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붉게 익어가는 가을 단풍에 견줄 수 있을까요.
법륜 스님께서도 봄에 피는 꽃보다 가을을 물들이는 단풍이 더 아름답다고 하셨지요. 돌이켜보면 지나온 80년의 세월 속에는 거센 바람도 있었고, 따스한 햇살도 있었습니다.
그 모든 계절을 견뎌내었기에 오늘 제 삶은 한 줄기 노을을 닮은 고운 색으로 물들 수 있었습니다.
여든이라는 고개를 넘어선 지금, 저 역시 봄날의 화려함보다 가을 단풍의 깊이와 따스함을 닮아가고 싶습니다.

지나온 날들에 감사하고, 다가올 날들은 곁에 있는 이들에게 온기를 전하며 은은하게 살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시간은, 떨어지는 순간까지 세상을 따스하게 물들이는 단풍의 기품으로 채워가고자 합니다.
그동안 제 삶의 곁을 지켜주신 고마운 분들을 모시고 자그마한 이야기의 장을 엽니다.
귀한 걸음으로 찾아주시어 제 삶의 고운 가을빛을 함께 나누어 주시면 더없는 기쁨이겠습니다.
10월의 첫 자락에… //김복임//
장소 : 경인미술관 제3전시관
일시 : 2026. 10. 7 – 10. 12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