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에展(갤러리 화인)_140701

갤러리 화인에서 의미 있는 전시가 개최되고 있다. 10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전시는 장르별로 나누어 한 달 동안 진행된다. 평면 작품의 김지훈, 박재현, 조원준 작가, 조각 작품의 김호빈, 정채은, 한승준 작가, 공예 작품의 김주화, 박지훈, 손한나 작가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 외 또 한 명의 주인공이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화인 갤러리의 정창희 큐레이터이다. 정창희 큐레이터를 포함해서 10명의 작가들은 고등학교 동기동창이고 올 해 30세를 맞이하는 신진 작가들이다.

정창희 큐레이터는 오랫동안 갤러리 화인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2014년 홍콩 컨템포러리 아트페어에 직접 작품을 출품하는 등 작업에도 손을 놓지 않고 있다. 때로는 갤러리에서 작가 대신 영상 인터뷰도 척척 잘 해 내는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하면서 어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작가들이 동기들이고, 대부분이 오랜 전부터 친했던 친구들이라 준비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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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간 날은 마침 조각전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갤러리 공간에 여러 조형물로 가득 차서 풍성한 느낌이다. 입구 좌측부터 한승준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FRP 재료를 사용하여 부조형태로 만든 작품에 ‘불안3’이란 제목이 붙어 있다. 하나의 몸에 몇 갈래의 머리가 갈라져 나온 작품이다. 산업사회의 발전과 함께 도시 속 인간의 불안한 정서도 커지고 있음을 빗댄 작품이다. 한승준 작가는 현재 울산에서 문화공간 ‘티’를 설립하여 작품전시, 심포지엄 등을 할 수 있도록 해서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돕고 있다.

정채은 작가는 공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 위에 명품 백을 둘러씌운 작품과 큐빅이 붙은 돌과 워커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큐빅이 붙은 돌 아래에는 닮은 형태의 돌을 거꾸로 붙여 놨다. 곁에 있는 워크 작품도 비슷한 형태다. 작품 제목의 ‘Paradox’가 의미하듯이 현대인들이 계층적 이동을 원하고 있으나 결국은 허구와 껍데기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김호빈 작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라진 흔적들을 변형시켜 새로운 조형구조를 나타내어 ‘생성’과 ‘소멸’되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 화강석 조각들을 접착한 후, 특정한 형태로 깎았다고 한다.

갤러리 화인의 정인화 대표는 전시 팸플릿 서문에서 “서른이 된다는 생각에 왜 그렇게 힘들어했던가…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아름다운 시간이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른 즈음에’ 라는 전시제목을 정하면서… 학창시절 같은 꿈을 키우며 출발점이 같았던 화우들이 30살이 되어, 이제 작가로서 각자의 색을 드러낼 준비가 되었음을 알리는 전시입니다. 이번전시가 세상에 드러낼 하나의 씨앗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듭니다. 지금부터 저는 길지 않은 시간에, 아홉 분의 작가를 자랑스럽게 바라볼 꿈을 꾸겠습니다.”라고 전시 의미를 보태고 있다.

갤러리 화인은 정원화랑으로 시작해서 달맞이 고개에 있다가 2012년 해운대 바닷가 쪽으로 옮겼다. 매월 1~2편의 전시를 꾸준하게 해 오고 있고, 특히 이번 전시처럼 신진작가들의 전시도 꾸준히 하고 있어 작가들에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머지않아 미술 현장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기 바란다. 곧 시작되는 공예전시는 7월 31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갤러리 화인
– 일시 : 2014. 7. 1 –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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