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ophilia展(갤러리 이배)_20160223

//갤러리 이배 기획전//
갤러리이배는 2016년 두 번째 기획전시로 2월 23일(화)부터 4월 2일(토)까지 장소에 대한 애정을 회화에 담은 ‘Topophilia’(장소애)展을 개최한다. 삭막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잃어버렸던 그리운 장소를 소환하고자 기획된 이번 전시는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서 사라져 가는 장소에 대한 아쉬움과 이 장소들이 영원하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를 반영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일 정영주 작가의 ‘도시-사라지는 풍경’ 시리즈와 김해진 작가의 ‘옥상’ 시리즈는 ‘Topophilia’의 재현으로서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표현한다. 그들만의 장소를 사랑한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흘러간 과거를 회상하며 그 애잔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낯 설은 추상적 공간은 의미로 가득 찬 구체적 장소가 된다. 그리고 어떤 지역이 친밀한 장소로서 우리에게 다가올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지역에 대한 느낌, 즉 장소감(sense of place)을 가지게 된다. ‘인간주의 지리학자 Yi-Fu Tuan은 장소에 대한 사랑을 평생 학문의 주제로 삼았으며 ‘모든 민족에게 환경은 단순한 자원을 넘어 깊은 정과 사랑의 대상이자 기쁨과 확실성의 원천이다’ 라고 역설했다. 이와 같이 인간이 물리적 환경과 맺는 정서적 감정과 태도를 ‘Topophilia’ 즉 장소애(場所愛)라고 한다. 장소는 정지된 곳으로서 개인들이 부여한 가치가 머무는 곳이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친밀함이 축적된 곳이다. 소설, 시, 영화, 연극,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되어 온 ‘장소애’는 현대인들의 삶의 여정에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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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주 작가의 ‘도시-사라지는 풍경’은 먼 곳으로 갈수록 작아지면서 점점 사라지는 집들의 풍경을 담았다. 도시화 속 사라져 가는 풍경에 대한 아쉬움과 더불어 이 풍경이 영원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에서 비롯된 장면이다. 노을이 지면서 어스름이 깔리는 하늘 아래 끊임없이 펼쳐질 것만 같은 판잣집에 하나 둘 불이 켜진 곳은 실제 풍경이 아니라 작가의 기억 속에 간직된 관념적 장소이다. 급격한 소멸과 사라짐 속에서 악착스레 빛을 뿜어내는 산동네는 작고 허름한 집들의 집적과 공존으로 표현된다. 산동네, 흔히 달동네라고 불리는 이곳은 한국의 근대화와 도시화의 문제들, 자본주의의 욕망들, 그리고 인간적인 공간, 나아가 시간과 기억의 관계 등 너무 많은 의미를 지닌 장소이다. 한지를 이용해 부조적인 표면처리를 하고 그 위에 아크릴물감으로 채색하는 작업 방식은 산동네라는 분위기를 촉각적으로, 물질로 더 실감나게 구현하자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표면이 굴곡진 한지의 질감과 그 한지에 스민 색채의 깊이감은 아득한 시간의 흔적과 삶의 애환을 촉각화하고 심리적으로 강화시켜 준다. 평면과 한지의 결합을 통한 이중의 화면구성, 그리고 지붕과 벽으로만 표현된 자연스러운 집의 형상은 입체적 장소로 구현되어 관람자로 하여금 실제 장소의 기억을 환기시킨다.

옥상은 건축물의 맨 꼭대기에 위치한 장소로써 지붕의 용도이지만 외부와 맞닿아 있는 공간이자 열려져 있는 심리적인 장소이다. 김해진은 특정한 장소에 초점을 맞추어 그 장소에 연루된 시간과 기억의 가치를 재고하기 위해 외면하기 쉬운 공간들을 집요하게 관찰하면서 옥상이라는 장소를 소재로 잔잔히 흘러가는 삶을 표현한다. 회색톤으로 그려진 건물옥상은 쓸쓸하면서도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기억의 장소를 작가 특유의 감수성을 발휘하여 애잔한 감정으로 녹여내고, 장소를 재해석하는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해진이 그리는 옥상은 현실적인 장소라기보다는 마치 건물 위에 튼튼하게 자리 잡지 못하고 공중에 떠있는 듯한 관념적 장소로서 다가온다. 바로 이 점이 김해진의 작품이 일상적인 풍경화의 범주를 넘어서는 지점이기도 하다. 캔버스에 아크릴을 칠하거나 뿌린 뒤 같은 색깔로 수차례 겹쳐 칠하고, 이어 사포로 긁어내고 그리면서 거친 시멘트 질감과 색상을 완성시켜나가는 작업 방식은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부각시켜준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특정적 장소의 ‘시간(세월)의 흔적(때)’을 소재로 5미터가 넘는 대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영주 작가는 1970년 서울 출생으로 홍익대학교와 에꼴 데 보자르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재학 시절 전국 대학 미전 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귀국 후 홍익대학교 등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1995년 베르사이유에서 첫 개인전 이후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프랑스를 비롯한 국내외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 그리고 아트페어에 참가하였다. 최근 작품에 대한 미술애호가들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으며 이에 작가의 열정이 보태어져 매년 수십 회가 넘는 전시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삼일회계법인, 해운대사회복지관, 프랑스 Givert Joseph 서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외 주요 단체 및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김해진 작가는 1983년 부산 출생으로 동의대학교 및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다. 젊은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일찍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아 국내 주요 미술관의 수준 높은 기획전에 다수 참가하였으며, 2010년 이후 총 7번의 개인전과 중국. 독일 등에서 개최된 국내외 단체전을 모두 성공리에 마무리 하였다. 성곡미술관, 윤슬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 여러 주요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2013 부산 청년 작가상 수상과 더불어 중앙미술대전 입상, 부산시립미술관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선정 작가 등 다수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미 많은 비평가와 미술애호가, 그리고 언론 등이 주목하는 부산 미술계의 대표하는 작가로서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갤러리 이배 기사 제공//

– 장소 : 갤러리 이배
– 일시 : 2016. 2. 23 –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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