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홍근展(써니 갤러리)_20170715

//작가 노트//
흰 화지를 앞에 두고 때로는 며칠씩 완성한 모습을 상상한다. 흰 화지에 갇혀있는 대상을 해방시키기란 그리 쉬운 것이 아님은 수채화이기 때문일까? 종이위에 작업은 그날의 습도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작품의 제작과정 속에서 부단히 재생산되는 상상력은 정확한 단계를 쫓아 기술하기란 매우 곤란한 문제이다.

예술가는 자신의 창작품을 살아있는 생명체로 인식하며 작업한다. 손은 창작과정에서 본질적인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이 예술의 창조란 미묘하고 내면적인 것이라, “대리석 속에 갇혀 있는 인물을 대리석으로부터 해방시킨 것”이라고 말한 미켈란젤로의 경우 그는 즐겨 채석장에 갔다. 수많은 거대한 돌무더기 속의 채석장에서 그는 이미 (상상의)조각을 시작한다.(사람은 태내의 태아를 볼 수 없지만 그 모습을 어렴풋이 짐작하듯이) 채석장에서 상상의 조각에 의해 선택된 대리석은 그의 손에서 새김질을 할 때마다 돌덩이 속에 감추어져 있는 인물상이 형태를 드러내기 시작한다.(아기의 탄생과 같이) 이러한 일련의 작업이 항상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간혹 돌이 그를 거부할 때가 있다. 많은 시간 상상과 새김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완성의 상태에서 패배감을 맛보아야 하고 남아있는 부분으로 해서 아픔의 상처가 남는다.

예술가에 있어서 ‘만든다’의 의미는 보통의 ‘만든다’의 의미와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보통의 어휘 ‘만든다’는 기술에 의한 것으로서 결과에 대한 것(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음)보다는 수단에 관심을 두며 어떠한 모험이 없는, 기계가 대신할 수도 있는 의미이며, 예술가는 작품을 만들 때 그 작품이 다 만들어 질 때까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예술가 자신도 모르는(완성된 작품의 형태를 정확히 단정 지을 수 없는) 기이하고 모험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예술에서의 ‘만들기’는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종의 찾아내기 게임(Find and seek)과 같다.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서 독창적인 것을 이룩하려는 충동은 인간이 언제나 느끼는 욕구이며 충동이다. 참다운 예술가는 탐구하려는 노력이 아니라 발견하는 능력이다.
발견하는 능력은 초인적인 존재로부터(천부적:Gift, Genius)의 재능(Talent)이며 그 초인적인 존재가 예술가의 체내에 머물며 그를 통해 발견의 작업을 행하도록 한다.
//작가노트//

– 장소 : 써니 갤러리
– 일시 : 2017. 7. 15. –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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