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展(티엘 갤러리)_20180511

//보도자료문//
아버지란?
나에게 아버지란?
모르는 것이 없는
못하는 것이 없는
어릴 때 나의 아버지는 만능인이었습니다.
무엇이든 만들어주시고 해결해주시는 맥가이버 같은 존재였습니다.
내 나이 50이 넘어 생각해 보니
못하는 것이 없었지만
잘하는 것 또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능력으론 최고의 작품이라 할 수 있을는지는 몰라도
지금 생각하면 엉성하기 짝이 없었지만
어릴 적 나는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것은
완벽한 놀잇감이었고 도구였습니다.
내 자식들도 어렸을 때 나는,
나의 아버지 못지않은 엄지 척이었습니다.
무엇을 하든 모르는 것이 없는 아빠였으니까.
지금은 이놈들이 좀 컸다고 콧방귀를 뀝니다.
왜 그럴까?
아니 그렇다.
아빠는 가장 강력한 물리력의 소유자로
마치 제우스를 제외한 모든 신이 다 덤벼도 이길 수 없다던
강력한 권위를 떠올리게 하는 사람이며,
하늘같은 든든한 사람이니까.
우리가,
아빠라는 친숙한 호칭에서
아버지로 바뀌면서 자녀들은 한 발 뒤로 물려서서 보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아버지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라는 이름 아래
왜 자신의 몸은 생각지 않고 일만 했는지.
아버지는 자신의 꿈을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묶어둡니다.
보이지 않게
아버지가 아닌 한 남자로 살기에는 어깨의 짐이 너무나 무거워
자신의 꿈을 울타리로 감싸놓고
울타리 앞에 자식이라는 이름의 이쁜 꽃을 심는 사람이 아버지입니다.
자신의 자식과 아내만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모든 것을 내바치는 존재
난 정말 아버지다운 사람일까?
날마다 되돌아보며 자책을 하는 분
난 이러한 아버지의 마음을 아직은 다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런 때가 오게 되면 아버지는 이미 이세상에 없으실 것이니까요.
우리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이름이 생각나는 분입니다.
티엘갤러리가
자녀가 아빠의 초상화를 그리고
그 아빠는 그의 아버지 초상화를 그리는
“우리, 아버지” 전시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습니다.
언제 다시 문을 열지 모르니 잠정적 휴관이라고 합시다.
2013년 문을 연 이래 ‘도시’라는 대주제 아래 많은 전시를 했습니다.
갤러리를 운영하는 관장으로서
부산의 문화와 예술을 기획하는 기획자로서
좌충우돌하며 연연한 시간들이 많았기에
나름 특성화 갤러리로 인정을 받았기에
그래서 더욱 아쉽습니다.
지금까지 티엘갤러리를 묵묵히 지원해주신 티엘엔지니어링(주) 김태훈 대표님과
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기획전마다 참여해주신 작가들과 항상 힘을 실어주신 관람객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관장 구본호//
– 장소 : 티엘 갤러리
– 일시 : 2018. 5. 11. – 6. 5.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