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문展(달리 미술관)_20190902

//부산일보 기사//
부산 중구 원도심 영주동 산마루에 자리한 ‘달리 미술관’(관장 박선정)이 2일부터 21일까지 19일 동안 ‘리좀, 지도 그리기: 단절과 연결’이라는 제목으로 조용문 작가를 초대한다.

조용문은 보통사람들이 생활용품을 포장하고 운반하는 골판지 박스를 업그레이드시켜 리사이클링 과정을 거쳐 예술작품으로 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아트 작가다.

박스에서 잘라낸 골판지를 붙여 만든 지도를 하나의 공간이자 모형이며 지형으로 탄생시킨다. 그 속에서 점과 점, 공간과 공간이 단절된 듯 이어지고, 파편인 듯하면서 연결되어 새로운 의미를 창출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가 말한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미로와 생명의 그물망인 리좀을 떠올리는 작가가 바로 조용문”이라는 것이 박선정 달리미술관장의 평가다. 점과 선과 면이 단절과 연결을 반복하면서 우리가 사는 공간을 만들어내고 세상과 우주를 실타래처럼 엮어 주는 것이 조용문 작가라는 말로 들린다.

조용문 작가의 ‘지도 그리기’는 단지 바깥 공간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네 마음처럼 작은 점이 이어져서 선이 되기도 하고, 상처가 되어 단절되기도 하다가 서로가 오가는 길이 되기도 한다. 그 속에서 달 항아리가 나타나고, 논두렁 개구리가 튀어 오르고 부처가 생긴다. 그 마지막에는 이 모든 것을 들여다보는 ‘나’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서 유달리 눈에 띄는 ‘독도’만은 재활용 골판지를 사용하지 않고 반짝이는 큐빅으로 제작되었다. 저 멀리 동해바다 외로운 섬, 독도만은 비록 다이아몬드는 못 붙였지만 반짝이는 큐빅으로 그 소중함에 대한 우리 국민의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이처럼 오랜 작업으로 거칠어진 손끝에 다이아몬드 보다 값진 마음을 담은 폐박스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가 조용문은 달리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는 부산 영주동 사람이다.

박 관장은 “달동네 영주동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성장한 조용문 작가는 여전히 이곳에서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면서 “그런 조용문 작가를 달리미술관에 초대한 것 그 자체가 단절을 극복하는 우리네 인연의 연결이며, 실타래처럼 다양한 삶을 엮어가는 ‘지도 그리기’에 대한 열망일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부산닷컴, 2019.9.3. 정순형 선임기자 junsh@busan.com>

장소 : 달리 미술관
일시 : 2019. 9. 2. –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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