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展(해운대아트센터)_20191118

//초대의 변//

작가 김기영의 작업을 대하면, 장자의 소요유에서 변화와 초월의 이야기가 떠오르는데, 그것은 자연을 통하여 도를 깨우치고 오로지 자연그대로의 형태를 묘사하면서 닮아 가기를 바라는 작업들의 실천이다. 그래서 노장사상의 대표적인 주역인 장자와 만나 또 어떤 새로운 형태의 작업들이 만들어졌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작업들은 자연을 통하여 도는 나무가 되어서 새로운 이미지의 형태로 자연과 소통을 시도했다.

장자의 소요유(逍遙遊)라는 것은 구속이 없이 절대 자유로 훨훨 자유롭게 노니는 것을 말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여러 가지로 구별 또는 차별이 있게 된다. 예를 들면 돈과 권력 또는 신분, 삶과 죽음, 권위나 도덕 등이 있고 또 그런 것들로 해서 비교하게 되고, 그것들에 의해 끌려가면서 사는 것이 현실이다.

장자는 이렇게 끌려 사는 삶과 경쟁이나 이익에 눈이 어두워 날뛰는 인간들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이 의미 없다고 비웃으면서 도(道)가 통하는 세상에서 초월적(超越적)으로 자유로운 경지에 이르게 되어야 사람들은 행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영 작가는 당당하게 나아가 근본적이지 못한 상식과 사물에 얽매여 사는 현실을 뛰어넘어 대 자연의 무궁함을 알고 자연과 소통하며, 그 품에서 노니는 길로 작업은 이미 들어섰다. 김 작가의 해체된 작업들을 바라보면서도 낫 설게 느껴지거나 불편하지 않는 것은 작가 삶의 변화 속에 초월적 경지가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가가 의도하는 그런 작업의 즐거움이 있어 보인다.

이런 것을 장자에서는 소요유(逍遙遊)라고 하고 그 상황의 설명으로 무한한 허공을 힘차게 올라가서 미지의 세계로 훨훨 날아가는 대붕(大鵬)이라는 상상의 새를 비유하기도 한다. 사물의 인식 체계를 변화시켜서 힘을 얻고 즐거울 수 있다면, 그 또한 절대 자유의 경지가 안일까 하는 생각을 김 작가의 작업을 통하여 엿 볼 수 있었던 것은 작가가 지니고 있는 해체된 무한한 작업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고 그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살펴보면 크나큰 물고기나 붕새도 처음부터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조그만 알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붕새가 구만리장천을 날 때도 그것은 기적이 아니라 바다에 기운이 모여서 대풍이 일어나면 그것을 타고 가는 것이다. 

11월 해운대아트센터에서 김기영 작가를 만납니다. 존재 가치의 근원에 대한 물음으로 가득한 새로운 인식의 세계를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옷깃을 여미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절에, 기쁜 마음으로 모두를 초대합니다.//해운대아트센터 대표 김인옥//

장소 : 해운대아트센터
일시 : 2019. 11. 18. –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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