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찬展(부산대학교 아트센터)_20211001

//언론 보도//
수묵으로 그린 소나무에 은은한 빛을 더했다. 사람이 사라진 자리는 관람객이 채운다.

부산대 미술학과 김윤찬 교수의 개인전이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학교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청춘-아름다운 나날들’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김 교수의 18번째 개인전이다. 전시는 10월 7일까지 이어진다. 한국화를 전공한 김 교수는 아마 천 위에 수묵으로 소나무를 그렸다. 30년 가까이 한지 작업을 해 온 김 교수가 아마 천을 사용한 작업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교수는 “원래 사람을 그렸는데 사람을 그리다 보니 식물과 사람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식물 중 소나무의 삶이 사람의 삶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제 그림 속 소나무는 굵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아니라 심은 지 얼마 안 되거나 옮겨 심은 것처럼 여린 느낌을 줍니다.” 인간의 삶터인 도시에서 자라는 소나무에는 사람의 손길이 닿는다. “처음부터 케어를 잘 받아서 우아하게 자라는 것도 있고, 울퉁불퉁하게 자라 아궁이로 가는 소나무도 있지요. 그런 면이 인생의 단면을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교수는 사생하러 소나무 숲을 찾아간다고 했다. “소나무와 대화도 합니다. 먼저 말을 걸어오는 소나무가 있는가 하면 제가 그림을 그리는데 너무 부끄러워하는 소나무도 있습니다.” 수묵으로 섬세하게 그려진 소나무가 아마 천 특유의 질감과 잘 어우러진다. “한국화 재료에 관심이 많아서 1년 정도 아교로 밑 작업을 한 아마 천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김 교수는 전시장에 작품을 걸었을 때 아마 천이 빛을 빨아들이는 느낌과 수묵 작업 후 올린 금박이 빛을 뱉어내는 느낌이 묘한 이질감을 만들어낸다고 전했다. 금박 작업은 소나무 위에 내린 달빛 같기도 하고, 솔숲을 비행하는 반딧불이 같기도 하다. 수묵화에 드문 금박을 쓴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소나무를 사람이라고 했을 때 금박은 사람과 사람 사이 오가는 좋은 기운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몇몇 그림에 등장한 달은 살아가면서 도달해야 할 아름다운 지향점이다. “완벽한 보름달이 아니라 살짝 모자라는 보름달을 그렸습니다.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삶의 좋은 지점을 향해서 다 같이 노력하자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김 교수는 또한 이번 전시가 관람객으로 인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전 작품은 사람 실루엣에 나무가 겹치는 그림이었는데 이번에는 실루엣이 빠졌습니다. 전시장 조명을 통해 그림 가까이 다가선 사람들의 그림자가 투사되면 옛 그림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부산일보, 2021.10.02.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장소 : 부산대학교 아트센터
일시 : 2021. 10. 01 – 10.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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