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A展(kz art space gallery)_20220624

//보도 자료문//
오는 6월 24일부터 7월 9일까지 열리는 ‘”몸”; vulnerable’展은 로사 작가의 작품과 kz art space gallery 공간이 하나가 되어 설치작품이 된다.

마치 깨어지고 금이 간 그릇 같다. 아무리 조심히 다루어도 삶은 상처를 남긴다. 금이 난 작은 틈으로 지나가는 바람을 느낄 때면, 아무렇지도 않았던 그곳은 시리기도 따끔거리기도 한다. 크고 작은 상처들이 만들어 낸 깨어짐이 많아질수록, 흠 없이 완벽한 그릇이 되는 길은 요원해지기만 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불완전해지는 그 과정을 통해 나임을 증명할 수 있는 지문을 지닌, 타인과 구별되는 내가 만들어진다.
전시장 입구에서 우리를 맞이하는 “몸”들은 작가가 기록해 놓은 시간의 바람을 무심히 흘려보낸다. 채우기 위해 오늘 하루도 수고한 나의 무거움은 잠시 내려놓고, 속삭이듯 지나가는 작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로사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그동안 발표해 왔던 회화 작업이 아닌 조형과 사진 작품들로, 관람자는 작품을 바라만 보는 수동적인 역할이 아닌 작품들 사이로 흘러가는 또 다른 ‘몸’이 되어 자연스럽게 공간의 변화를 만들어 준다.

지난 개인전 벽면 한구석에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려왔던 구리 여인의 소망을 작가는 애써 모른 척 지내왔었다. ‘몸이란 무엇인가?’, ‘몸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생각과 함께 몸을 다스리는 방식에 대한 고찰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단 한 번의 매듭도 짓지 못하고 긴 실타래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작가는 첫 코(사슬)를 떴다. 몸으로 직접 마주하며 답을 찾아보기를, 소심한 시작은 손의 움직임과 사유가 한 뜸으로, 작가의 기억이, 습관과 행동이 한 코가 되어 밤의 점이 새벽의 선이 되고 한낮의 공간이 되어갔다. 수줍은 그의 이야기는 투명망토를 두르고 발자국만으로 남겨지고, 뒤돌아서 큰 숨을 쉬어가던 그녀의 하루들은 부여잡은 답답한 가슴으로 매달려 있기도 한다.

숙제처럼 남아 있던 작업을 마무리하며 작가는 소망한다. 사회와 문화가 원하는 몸을 만들어가는 우리들의 고단함을 접고 그 흔적을 지운 텅 빈 몸으로 자신을 돌아보기를, 그리하여 누구의 것도 아닌 자신의 정신을 담은 고유한 그릇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마치 로트바르트의 저주에 걸려 다른 “몸”을 하고있는 우리에게 마법을 풀어 줄 옷을 준비하고자, 그녀는 한땀 한땀 “몸”을 지어가고 있다.//kz art space gallery//

장소 : kz art space gallery
일시 : 2022. 06. 24 – 07.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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