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아展(금련산역 갤러리)_20220712

//평 론//
임정아 작가의 십장생 작품을 보면서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움을 새삼 느끼게 한다. 모든 생물체가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하물며 만물의 연장이라고 하는 인간이 장생을 염원하는 것은 더욱 당연하겠다.

우리민족의 자연숭배의 기복신앙사상에 영적, 내세적 종교가 아닌 도교의 육체적 생명과 현세적 삶을 추구하는 신선 사상을 수용하여 탄생된 장생도는 일찍이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도 찾아 볼 수 있으며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 국가미술기관인 도화서 에서 궁중 및 나라의 안위와 태평을 기원하는 그림을 화원들의 조직적인 제작으로 꽃 피어 진 것이 십장생도라 하겠다. 조선시대 새해에 십장생 그림으로 안녕과 번영을 빌며 주고 받았던 세화는 얼마나 아름다운 세시풍속인가?

십장생은 자연의 기본요소이자 인간의 수명장수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길상들인 해/ 달과 구름/ 산/ 물/ 바위, 사계절 푸른나무 소나무/ 대나무, 지상동물 거북/ 사슴/ 학, 식물로서는 불로초 이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제가 방방곡곡 명산에 가서 찾아오라고 명했던 불로초는 무엇일가? 권력자의 무한욕망, 神같이 영원히 늙지않고 오래오래 살겠다던 시황제의 ‘불로장생’과 ‘십장생도’는 차원이 다르다고 보아진다.

부산미술협회가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영예로운 ‘2022년 오늘의 청년 작가상’을 수상한 임정아 작가는 학창시절을 부산에서 수확하면서 줄곧 부산에서 다양한 창작생활을 펼쳐왔다.

임정아 작가의 십장생 작품은 우리민족 미술의 정체성 바탕에서 오늘날 현대미술에 한국 전통미술을 접목하면서 다양한 표현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전통회화의 가시적 사실성과 원근, 명암등 요소들을 배제하고 십장생 10가지 사물의 개념만 빌려 도식적이고 장식성, 구축성이 강한 관념적 표현을 제시하는 임 작가는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時.空間을 초월한 독자적인 회화성을 구축하고 있는 부산의 젊은 작가라고 자랑하고 싶다.//송영명//

//작가 노트//
本人의 작품은 민화에 등장하는 소재를 캔버스의 회화로 승화시키는 작업으로 세련미와 다양성으로 본인의 컨셉으로 풀어나간다. 민화인 듯 한국화인 듯 보여지지만 회화성이 더 부각되고 시각화가 더 뚜렷한 작업이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회화의 자유로움과 붓질의 다방면으로 편안하고 부담없이 스토리를 이끌어내어 한국의 전통성과 정체성을 세련된 조형미로 그려내어 표현한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으며 원근의 조건도 없다. 다만, 관조의 시점에 시선이 머무른다.

작품내용은 長樂無極을 전한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대문이나 집 기둥에 글귀를 붙이곤 했다. 그 중 하나인 和氣致祥 長樂無極은 本人작품의 대표적 의미를 전한다. 직역하면 ‘오래오래 즐겁게 행복하게 지내라’는 뜻을 가진 ‘장락무극’은 민화 속 등장 소재들과 궁합이 맞아떨어지고 그것들은 그 의미를 아주 잘 전달하고 있으며, 本人의 컨셉과 연결고리가 잘 이어져 그 뜻을 이어가기에 충분하다고 보아진다.

민화는 주로 민간신앙에 기반한 주술적 목적이 많아서 대중들에게 즐거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건축적 쌓기와 반복적 패턴과 강렬한 색상의 본인의 컨셉과 어우러져 그 의미가 부각된다. 작품 속 이야기는 산수가 어우러진 한적한 절경에 동식물(들)의 여유로운 자태, 화려한 색채 그리고 자연에 대한 믿음과 겸손함을 주로 담고 있다.//임정아//

장소 : 금련산역 갤러리
일시 : 2022. 07. 12 – 07. 17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