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선 개인展(갤러리 아인)_131210

고양이는 아프리카 야생 살쾡이를 이집트인들이 사육한 이래 오늘 날 전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익숙한 동물이다. 하지만 고양이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사나운 면이 있어 그동안 사람들로부터 크게 사랑을 받은 편은 아니었다. 고양이를 편의상 크게 두 부류로 나누자면 길고양이와 집고양일 것이다. 안미선 작가는 어린 시절 동네 쌀집 고양이를 좋아했는데 보드라운 털과 푸근한 느낌 때문에 친구가 되어주고 위안이 됐다고 한다. 이제 작가의 고양이는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뛰어놀고 그래서 비상을 하고 있는 고양이로 재탄생되어지고 있다.

안미선 작가는 2001년 MBC 미술대전 공모전에 고양이와 인물화를 그린 작품으로 장려상을 받았다. 주위에서 느낌과 아이디어가 좋다는 말에 힘을 얻어 본격적으로 고양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고양이가 지금처럼 귀여움을 많이 받지 못했던 때였다. 그래서 처음 개인전을 할 때 어떤 사람들은 전시장에 왔다가 그냥 나가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고양이 애호가들의 숫자가 늘고 반려동물로 인정받으면서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고양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있던 안미선 작가에게는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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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주로 길고양이면서 토종적인 형태의 고양이를 그린다. 실크 위에 아교와 백반을 이용하여 아교포수를 한 후 동양화 채색 물감을 사용한다. 천 사이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앞쪽과 뒤쪽 모두 가공 작업을 하는데 전통적인 방법과 현대적인 기법을 혼합해서 작업을 한다. 작가는 고양이처럼 세세한 털을 표현하는 재료로서 어떤 재료도 이 재료를 따라오기 힘들다고 한다.

화폭에는 고양이들과 자연물들이 그려져 있다. 작가는 어느 날 공원에서 관상용 양귀비꽃을 봤다고 한다. 작가는 순간 이 양귀비 꽃밭에 뛰어 노는 고양이를 상상하여 그림을 그린 이후로 붉은 양귀비꽃이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또한 독특한 소재로 장식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 자개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녀의 각 작품 속에는 스토리가 들어 있는데, 작가가 생각한 스토리에 비해 관객들이 다른 해석을 하는 것도 재미있다고 한다. 그만큼 작가의 작품에는 여러 요소들이 자유롭게 표현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는 대부분 최근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특별히 그녀가 소장하고 아끼는 작품도 함께 전시했다. 최근에는 고양이의 표정을 개성 있게 표현하고 주위의 소재들은 단순화 하는 시리즈 작품을 많이 하고 있다. 자개를 사용하여 장식적인 요소를 부각시키기도 하는데, 작가는 앞으로 조금 더 큰 작품에도 도전 해 보려고 한다. 이번에 전시한 작품 중 100호 정도 크기의 ‘숨바꼭질’이란 작품은 거의 두 달에 걸쳐 완성했다고 한다.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것만큼 작가의 열정과 고집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전통적인 동양화와 장식적인 면이 돋보이는 안미선 작가의 이번 전시는 각 작품마다 많은 수공이 들어간다. 털 한 가닥의 표현에도, 은실 자수의 한 땀에도 작가의 정성이 들어 있다. 이처럼 만들어진 고양이들은 세밀하면서도 생생해서 금방이라도 움직일 듯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중 실크작업으로 숨어 있는 고양이를 통해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고 있는 이번 전시는 내년 1월 10일까지 갤러리 아인에서 계속된다.

– 장소 : 갤러리 아인
– 일시 : 2013. 12. 10 – 2014.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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