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로터스갤러리는 오는 6월 17일(화)부터 6월 28일(토)까지, 전속 작가 한수연의 개인전 ‘Redemptio’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명제인 ‘Redemptio’를 주제로 하며. Redemptio는 라틴어로 영어 단어 ‘redemption’의 어원이 되는 단어로, ‘구속(죄로부터의 구원)’, ‘회복(되찾음)’, ‘속죄(누군가를 대신해 값을 치름)’의 의미를 지닌다. 한수연 작가는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인간 존재의 고독을 회화적으로 풀어냅니다.
작가는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로 혼잡해진 사회를 방관자의 시선으로 응시하며, 시끄럽고 살아가기 버거운 세상에서의 소음과 진동을 그림으로 표현해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회적 긴장과 내면의 고통, 그리고 그것을 넘어선 회복과 구원의 감정을 담아낸 신작 회화들을 관람하실수 있습니다.
한수연 작가는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미술원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한 후, 국내외를 무대로 활발히 활동해오고 있는 청년작가로, 작품을 통해인간 존재의 경계와 감정의 깊이를 섬세하게 포착하며, 이번 개인전에서도 강한 회화적 밀도와 상징성을 지닌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작가 노트//
동시다발적으로 해프닝이 일어나는 이 세상은 시끄럽고 혼잡하여, 서사하기가 힘들다.
작가는 시선이 한곳에 머무는 것을 피했고, 드라마틱한 어느 한 장면을 표현하기보다 방관자의 시점에서 세상의 소음과 진동을 유독가스 연기나 재건을 위한 불길처럼 지워냈다.
이방인으로서 느꼈던 외로움과 무기력 같은 달갑지 않은 감정들은 끊임없이 일렁이는 물감 얼룩 속에 잠복해 있다가, 종종 화면 위로 떠오른다.
솟아오르듯 요동치는 풍경 속의 존재들은 공허한 개인의 소외된 인간적 정황을 표출한다.
이는 분노하며 벌을 주는 자연의 모습이기도 하며, 이분법적인 개념에서는 애매한 경계에 놓인 나약한 인간의 운명일지도 모른다.
크고 작은 고통은 작가에게 똑같이 피곤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이미 삶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수긍한다.
‘나’가 존재함을 남기거나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회’에 속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사명이 있기에, 늘 순화하고 또 조금 덜 힘든 방안을 모색한다.
인간성이 사라진 시대, 비난이 난무하는 사회,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보며 체념과 넋두리를 하다가도, 어딘가에는 우리가 쉴 수 있을 평화로운 공간과 평안한 시간이 있을 것이라는 작은 희망, 그 끄나풀을 놓지 않으려는 인생에 대한 기대를 담아 기도하듯 그린 그림이다.
안타까울 정도로 순수했던 나는 절망과 고통에 신음하며 어른이 되었다. 나는 슬픔과 함께 자랐고, 그것은 내 영혼에 달라붙었다.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불안한 나는 어디에서나 방랑자였다. 비로소 나는, 나보다 열악하고 놀림당하는 존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자연을 예찬하며 내 삶을 관조하기 시작했다.
매일 꾸는 악몽을 움켜쥐고 아름답게 가두어버리며, 독 같은 우울함을 세밀한 드로잉으로 비명을 지르고, 질려버린 인간들을 페인팅하며, 나는 용서한다.//한수연//
장소 : 로터스 갤러리
일시 : 2024. 6. 17 – 6. 28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