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seen, Yet Lit展(갤러리 서린 스페이스)_20250709

//전시 소개//
“빛이 비추는 순간, 우리는 사물을 본다. 하지만 그 순간의
밝음 속에 비춰진 것은 무엇이며, 무엇이 감춰져 있는가?” – 앙리 베르그손 Henri Bergson

빛은 단순한 물리적 현상을 넘어, 우리의 지각과 기억을 형성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손은 빛을 통해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뒤얽혀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번 전시는 빛과 투영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우리의 경험과 의식의 복잡성을 탐구한다.

베르그손에 따르면, 지각은 빛처럼 외부 세계를 ‘밝히는’ 행위이다. 그러나 우리가 보는 것은 전체가 아닌, 우리의 관심과 목적에 따라 선별된 부분일 뿐이다. 마치 빛이 특정 사물만을 비추고 나머지를 그림자로 남기듯, 우리의 인식은 한정적이다. 그 한정된 인식 속에서도, 기억은 과거의 순간들을 현재로 투영하며 새로운 의미를 덧붙인다. 과거는 사라지지 않고, 현재를 통해 끊임없이 다시 태어난다.

이번 전시는 베르그손의 사유에 기반하여, 빛과 투영성을 시각적 경험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전시된 작품들은 우리의 기억이 빛을 통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 그 과정에서 시간과 공간이 어떻게 서로를 비추는지에 대한 성찰을 제안한다. 각 작품은 관람객에게 투명한 듯 보이는 장면 속에서 숨겨진 의미를 찾는 경험을 선사하며, 지각과 기억의 상호작용을 새로운 시각으로 탐구하게 한다.

빛이 그 자체로 모든 것을 드러내는 동시에, 감추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듯이, 우리의 삶과 의식 역시 드러난 것과 감춰진 것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동한다. 이 전시를 통해, 우리는 그 빛 속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사이에서 기억과 인식이 어떻게 서로 얽히는지를 함께 통찰해보고자 한다.

참여 작가 : 차주희, 진풀, 백나원 //갤러리 서린 스페이스//

장소 : 갤러리 서린 스페이스
일시 : 2024. 7. 9 – 8. 3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