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展(아트웨이갤러리)_20250917

//작가 노트//
아버지와 형제들이 출가하여 터를 잡은 곳이 좌천동 맨 꼭대기였다.
어쩌면 전국 시장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성북시장,
아이들로 바글바글했던 모교인 좌천국민학교,
동물원의 흔적이 남겨진 증산공원,
기억이 가물하던 시절에도 오래된 아파트인 좌천아파트.
우리들 말로 ‘똥산’이라 불리었던 작은 뒷동산 등 이곳들이 내 유년시절의 놀이터이자 내 부모님의 치열했던 삶의 터전이었다.
날마다 부산진역에서 고바위 집으로 걸어 올라가는 길은 삶의 무게만큼이나 힘겨웠지만, 힘들게 오른만큼 볼 수 있는 넓디넓게 펼쳐진 부산의 전경으로 보상되어진다.
도시빈민으로 고달펐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은 꼭대기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부산의 전경에 위안 삼았을 터이다.
이번 작업을 하며 그 시절 성북시장 주변에 살던 내 가족과 이웃들의 시간을 돌려볼 수 있도록 기억을 더듬었다. 신기하게도 수십년 간 잊었던 시간들이 되돌려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뛰어놀던 모든 골목의 모습들과 사람들의 얼굴까지…
그리고 그 시절 부모님의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전시는 ‘추억을 기록하는 행위’이자 ‘추억의 시간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 제작을 하는 와중에 종종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하는 마법의 시간이기도 했다.
이번 작품전은 사랑하는 부모님과 동생들, 그리운 벗들 그리고 성북시장 주변의 이웃들에게 작은 선물이 되길 소망해본다.

//인터뷰 내용//

  1. 아트웨이 갤러리에서 라이브드로잉을 하계된 계기?
    기억은 시간의 흐름속에서 소멸되고 추억은 상대적으로 영속적이라 생각한다.
    성북고개는 우리 내 가족과 이웃들의 치열한 삶의 터전이자 놀이터였다.
    이를 스스로가 보유한 시각적 기억능력과 그림이라는 매체를 통해 추억하고픈 막연한 생각을 해오던 터에 작업이 시작되었다. 특히 라이브드로잉은 즉흥성이 상당이 높아 추억의 일관성이 표현되기 좋은 표현방법이라 사료되어 전시 기간 내내 제작을 하고 싶었다.
  2. 리니지팀장에서 서울생활을 접고 부산 동구로 오계된 이유와 앞으로의 작업방향?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해오며 막연히 가져왔던 교육에 대한 꿈이 있었고 재직 중 홍대에서 석사를 하고 주말을 활용해서 오랜기간 강의를 해오며 꿈을 지속해왔다.
    서울에 있는 동안 부친을 보내고 홀로 남은 모친에 대한 걱정과 맞물려 부산행을 결정하였고 동서대학교 웹툰학과, 게임학과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현재는 경일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부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거처는 여전히 어린 시절 살아왔던 좌천동과 수정동이다.
    이번 전시에서 성북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작업을 지향했다면 향후 작업 방향은 나와 좀 더 가깝거나 특정인의 내밀한 삶과 추억을 표현해보고 싶다. 즉 그들의 서사를 그리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기 시작했다.
  3. ‘부산을 그리다’ 작가의 의미?
    어릴 때 뛰어놀던 골목은 넓디넓었는데 성년이 되어 다시 가보면 보잘 것 없이 작게만 느껴지는 경험들을 해봤을 것이다. 유년 시절 뛰어놀던 성북시장은 이 세상 모든 만물들이 다 모여있고 증산공원은 가늠하지 못한 우주와도 같은 공간이었다.
    그 시절 어른들에게는 오르내리기 힘든 까꼬막이었고 비루하고 치열한 삶이지만 따뜻한 공간이기도 했으리라.
    살아온 터전과 추억을 그림으로 풀어내는 행위는 나의 오랜 숙원이었고 일정 정도 작가로서 의무감이 부여된 과제이기도 했다. 직접적인 생활을 통해 체득한 삶을 그려내는 행위는 각자가 보유한 서사를 풀어내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여기에 가치를 두고 즐겁게 추억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

장소 : 아트웨이 갤러리
일시 : 2025. 9. 17 – 10. 8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