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발견된 사물 – 새겨진 기억(Found Objects – Engraved Memories)
이번 전시는 타인의 손에서 출발한 사물들의 이야기이다.
일상 속에서 사용되다 누군가의 삶을 떠난 사물들은 당근앱이라는 매개를 통해 우연한 만남을 이루고, 작가의 작업실로 이동한다. 그렇게 발견된 사물들은 이미 하나의 시간을 지나온 존재들이며, 동시에 또 다른 여행을 앞둔 기억의 조각들이다.
이 사물들을 단순한 중고 물품이나 조형 재료로 보지 않는다. 각각의 사물에는 이전 주인의 손길과 사용의 흔적, 그리고 말로 남지 않은 기억들이 층층이 축적되어 있다. 닳아 있는 표면과 무게, 결함처럼 보이는 흔적들은 사물이 지나온 삶의 기록이며, 나는 이러한 시간의 밀도를 조형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본 전시는 총 20여점의 조각 작품으로 구성되며, 부조와 환조 형식을 넘나드는 조형적 실험을 통해 사물의 기억을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평면에 가까운 부조는 사물에 남은 흔적과 시간의 단면을 보여주고, 공간 속에 놓인 환조는 사물이 새로운 몸을 얻어 다시 여행을 시작하는 순간을 암시한다. 각각의 작품은 독립된 조형물이면서도, 서로 연결된 기억의 경로를 형성한다.
발견된 사물들을 조각의 재료이자 도구로 전환하고, 깎고 다듬고 새기는 과정을 통해 그 안에 담긴 시간을 표면 위로 드러낸다. 이때 조각 행위는 단순한 제작을 넘어, 타인의 기억을 존중하며 다시 기록하는 행위가 된다. 그렇게 사물은 기능을 넘어선 존재로 다시 태어나고, 누군가의 추억은 하나의 조형적 기억으로 남는다.
이 전시는 사물이 인간의 손을 따라 이동하며 남긴 흔적과, 그 과정 속에서 형성된 관계의 기억에 주목한다. 버려지지 않고 다시 발견된 사물들은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며, 개인의 기억은 조형을 통해 공유 가능한 이야기로 확장된다.//박주현//
장소 : 아트솔 갤러리
일시 : 202. 2. 21 – 3. 08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