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꽃피는 부산항 Ⅲ(미광화랑)_140117

“개인 화랑에선 좀처럼 하기 힘든 전시를 하셨습니다.”
“부산 미술의 원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전시입니다.”
전시를 본 관객들이 김기봉 대표에게 한 격려 인사말이다. 전시명은 ‘꽃피는 부산항’.
이 시리즈 전시는 2009년과 2012년에 이어 세 번째 시리즈 기획전이다. 전시 작가들은 대부분 부산에서 활동 한 1․2세대 서양화가들인데 다수 작품은 미광화랑에서 소장하고 있고 일부는 임대 한 작품들이다. 특히 원로화가가 이번 전시를 보기 위해 노구를 이끌고 방문하여 옛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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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들어서니 작품을 싸고 있는 낡은 액자가 먼저 눈에 띈다. 오랫동안 작품과 함께 세월을 지낸 액자들이다. 작품들은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총 23명의 작가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 중 김영덕, 성백주 화백 외에는 지금은 작고한 작가들이다. 김경, 김남배, 김윤민, 김종식, 나건파, 송혜수, 우신출, 전혁림, 추연근, 한상돈, 황규응 등 이름만 들어도 부산 미술 역사에서 빠트릴 수 없는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 맞춰 미광화랑에서 제작한 소책자에는 작가 연혁을 상세히 기술했는데, 내용 정리는 김동화 선생이 수고했다. 김동화 선생은 1~2회 꽃피는 부산항 전시에서도 작품 해설을 전적으로 맡았었다. 작가의 출생, 성장, 학력, 활동 등을 자세히 적어 학술자료로도 손색이 없을 만한 내용이다. 김기봉 대표는 소책자의 앞부분에 김동화 선생의 수고에 감사 인사말을 남겼다. 부산의 미술을 기억하고 수고하는 분들이 있기에 아직도 그 맥과 전통을 소중히 잇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시장에는 부산의 옛 모습을 어렴풋이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 있다. 김원의 ‘오륙도’, 김원갑의 ‘낙동강의 낙조’, 김종식의 ‘부산항’, 성백주의 ‘영도 풍경’, 안판명의 ‘자갈치’, 한상돈의 ‘진하 해경’, 황규응의 ‘비 오는 남포동’ 등이다. 비록 사실적이고 정확하게 그리진 않았지만 당시 풍광을 보고 그렸음직한 분위기와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다.

『저희 화랑에서 기획하는 이러한 일련의 전시들은 과거 부산미술의 역사를 정립함은 물론,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새로운 미술이 넘쳐난다 해도 예술에 있어 가장 근원적인 것, 가장 본질적인 것은 여전히 관자(觀者)의 마음을 흔들며,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는 것입니다. 기억 저편의 망각 속으로 사라져버린 과거의 작품들 앞에서 옷깃을 여미며 새삼 예술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앞으로 우리 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를 살펴볼 수 있는 차분한 성찰의 시간이 될 수만 있다면 전시를 기획한 저희 화랑으로서는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겠습니다.』<소책자의 서문에서>

여러 화랑들은 각각의 색깔로 전시 기획한다. 신진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 외국 작가들을 초대해서 부산에서 보기 힘든 전시를 준비하는 화랑, 구상화/추상화를 전문적으로 하는 화랑 등 다양한 볼거리들을 기획하고 준비한다. 상업화랑에서 영업 이익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대다수의 화랑들은 나름 부산 미술 발전에 일조하기 위해 노력 한다. 미광화랑도 역시 그렇다. 상업화랑에서 정기적으로 부산 미술의 원류를 찾기 위해 전시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한 노력을 힘쓰고 있는 김기봉 대표에게 감사를 보내며 ‘꽃피는 부산항’ 시리즈를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장소 : 미광화랑
– 일시 : 2014. 1. 17 –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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