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서문//
어느 날 계산성당에서 작가를 만났다. 작가는 나에게 아름다운 몇 가지 음악을 보여주었다. 평소 알고 있는 노래였는데 그날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하고, 감동적인 노래가 되어 나를 감동하게 했으며 사랑을 품은 한 곡 한 곡의 장면들은 사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따스한 한 가족의 서사를 보는 듯했다.
작가는 몇 년간의 시간을 통해 사진 작업을 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고, 아버지와 가족의 사랑을 함께 만들어 온 시간을 보냈다고 느꼈다. 이런 깊이 있는 내면이 있기에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사진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는지 생각한다. 보는 것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진이 작가의 작품을 통해 귀로 들을 수 있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종합 예술의 장르를 보여주고 있다.
“에파타_Ephphatha”는 성경에 나오는 아람어로 “열려라”는 뜻이다. 예수가 눈먼 이와 귀먹은 사람을 고쳐 주시는 장면에서 외친 말이다. 이현아는 이번 전시를 통해 청력을 잃은 아버지로 인해 아버지와 자신과 가족들을 가로막고 있던 일상을 수어(手語)라는 매개를 통해 소통하였고, 소중한 가족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찾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일상, 삶 안에서 무엇인가로 답답하게 막혀있는 모든 이에게 “에파타”라고 외침을 전하는 작품이고, 전시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개인전은 전시라기보다는 하나의 ‘기도’처럼 느껴진다. 기도는 말을 초월한 침묵의 언어이며, 감각을 열고 영혼을 두드리는 움직임이다.
매번 전시 때마다 새롭게 시도하고 남다른 철학적 사색과 성찰로 작업을 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많은 이에게 감동과 깊이 있는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이현아 작가의 작업은 감성 미술과 개념미술 사이를 유영하면서 그의 작업은 현대미술이 추구하는 인간 내면에 관한 철학적 탐구, 존재론적 깊이, 그리고 ‘감각의 층위’를 드러냄으로써 동시대 예술의 중요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현아 작가만이 가진 특별함의 감성과 진정성은 독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로 표현 되기에 독보적인 영역의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현아의 ‘아리아’ 작품은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수어(手語)를 이미지화하여 소통과 화합의 가치를 예술로 승화하였다. 이번 전시회를 지켜보고 있으면, ‘다음 전시 작품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감성을 일깨워 줄까?’하는 기대를 하면서 기다려지게 한다.
멋진 아리아_Aria를 연주하고 들려준 작가의 아버지, 이 모든 서사를 정성스레 엮어낸 이현아 작가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cpbc대구가톨릭평화방송 뉴미디어국장 홍창익 비오 신부//

//작가 노트//
아버지의 청력 소실은 한 가족의 일상에 깊은 침묵을 드리웠다. 꼿꼿하던 허리는 세월의 무게에 굽어지고, 소리 없는 대화 속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은 우리에게 말할 수 없는 상실감과 아픔을 안겨주었다. 어느 날, 밥상 앞에 앉은 아버지의 고요한 모습에서 우리는 문득 깨닫게 된다. 이 순간마저도 언젠가는 기억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그때, 우리는 손끝으로 마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장난처럼, 놀이처럼 시작된 수어는 어느새 따뜻한 언어가 되어 서로를 이어주었다. 말이 필요 없는 대화, 손짓 하나로 주고받는 감정은 마치 소리 없는 오페라의 선율처럼 우리의 마음을 울렸다. 아버지의 잃어버렸던 웃음은 섬세한 손짓 속에서 다시 피어났고, 그 순간 손짓은, 우리의 ‘아리아’가 되었다.
‘Aria_아리아’는 ‘수어’가 단순한 의사소통을 넘어 예술적이고 감정적인 표현의 수단임을 이야기한다. 손끝에서 시작된 언어는 침묵 속에 갇힌 이들의 목소리가 되었고, 소통의 벽을 허물며 우리 모두를 하나로 연결하는 노래가 되었다.
건청인이든 농아인이든, 언어의 차이를 넘어 생각과 문화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이 ‘수어’는 이제 대한민국의 또 다른 국어로서 우리의 시야를 확장하고,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며, 다름을 존중하는 연대의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수어가 지닌 따뜻한 메시지—“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함께 아름다운 세상 만들어요”—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아름다운 공존의 가능성을 표현하고 싶었다.
손끝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언어는 서로의 다름을 안아주고, 이 시대의 분열을 치유하는 선율이 되어 오늘도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울려 퍼진다. 이 아리아는 지금 이곳에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함께 연주되고 있다.//이현아//
장소 : 부산 갤러리
일시 : 202. 5. 3 – 5. 16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