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교展(복병산작은미술관)_20260615

//전시 소개//
부산 원도심의 문화예술사를 품고 있는 복병산작은미술관이 기획전 ‘청년 정철교를 만나다’를 오는 7월 1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해 온 정철교 화백의 청년 시절 작품과 기록을 중심으로, 한 예술가가 성장해 온 과정과 1970년대 부산 원도심 문화예술의 풍경을 함께 조명하는 자리다.
정철교 화백은 1953년 경주 감포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미술교육과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평생 자화상과 시대의 풍경을 통해 인간 존재와 생명의 본질을 탐구해 온 작가다. 그의 예술 인생은 1970년 고등학교 1학년 시절 광복동 동양예술원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학원 앞 동아데파트 화재 현장에서 마주한 강렬한 기억은 지금도 작품 속에 남아 있는 청년기의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다.
1971년 광복동 숙녀화랑에서 은사 진병덕 선생과 함께한 전시는 작가에게 예술가로서의 자의식을 심어준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후 신조형미술연구소와 예원화실에서 실기교사로 활동하며 후학을 지도했고, 부산현대화랑을 비롯해 공간, 로타리, 원, 동방, 밝은터, 사인화랑, 갤러리 누보 등 부산 원도심의 주요 전시공간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부산 현대미술의 흐름을 함께 만들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1971년작 ‘이웃소녀 김경희’, 1972년작 ‘영도풍경’을 비롯해 1973년 초기 자화상과 최근 자화상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초기 자화상은 검은 머리칼과 붉은 배경, 푸른 얼굴빛이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표현주의적 화면으로 청년 작가가 느꼈던 고독과 시대적 불안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화면 위를 떠도는 흰 선들은 담배 연기를 연상시키며 당시 청년 세대의 방황과 자유에 대한 열망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반면 ‘이웃소녀 김경희’는 일상의 소박한 풍경과 따뜻한 인간애를 담아내며, 정철교 화백이 평생 이어온 생명과 존재에 대한 시선의 출발점을 보여준다. 초기 작품들 속에는 이후 그의 대표적인 예술 세계로 발전하는 생명성, 인간성, 시대 의식의 단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술평론가 김종기는 “정철교의 자화상은 단순한 자기 재현이 아니라 시대의 상처와 존재의 흔적을 응시하는 작업”이라며 “그의 회화는 자화상이자 시대의 초상이며, 생명의 회화이자 위험사회의 풍경화”라고 평가했다.
정철교 화백은 “청년 시절 화가의 꿈을 키우며 지냈던 광복동과 남포동의 기억은 지금도 작품 속에 살아 있다”며 “이번 전시는 당시의 그림과 성장 과정이 담긴 기록들로 공간을 채워 청년 시절의 열정과 예술에 대한 꿈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복병산작은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 대해 “한 작가의 회고전을 넘어 1970년대 부산 원도심 문화예술사의 한 장면을 복원하는 기록 전시”라며 “당시 청년 예술가들의 치열한 삶과 시대정신을 되새기고, 오늘의 청년들에게도 예술과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소 : 복병산작은미술관
일시 : 202. 6. 15 –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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