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 채展(솔트 갤러리)_20260723

//작가 노트//
미국과 한국, 어디에서도 바닷가에 살아본 적 없던 나에게 부산은 도시이기 전에 먼저 바다와 하늘로 남았다. 뻥 뚫린 수평선, 습한 공기, 바닥이 늘 젖어 있는 시장, 생선 냄새, 오래된 골목과 그 건너편에 마주 선 신식의 높은 건물들. 부산은 낭만적인 해안 도시이면서 동시에 생활의 냄새가 짙게 밴 곳이었다.
나는 부산을 잘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부산에 가본 것은 단 두 번뿐이고, 해운대나 감천마을처럼 선명한 이름으로 남은 장소도 있지만, 대부분의 장면은 정확한 지명보다 분위기와 감각으로 더 오래 남아 있다. 어떤 곳은 촌스럽고 정겨웠고, 어떤 곳은 낯설 만큼 도시적이었다. 감천마을에서는 관광지와 주거지가 한 언덕 위에 함께 놓여 있었다. 고요하면서도 복잡했고,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색색의 집들과 바다를 향해 열린 풍경이 갑자기 펼쳐졌다.

이번 시리즈는 실제의 부산을 기록하려는 작업이 아니다. 내가 기억하는 부산은 지도 위에 정확히 표시되는 장소라기보다, 몸에 남은 감각의 조각들에 가깝다. 바다 냄새, 습한 바람, 젖은 바닥, 언덕 위의 집들, 시장의 북적임, 그리고 그 모든 장면을 감싸던 파란빛. 이 파란색은 바다와 하늘의 색이면서, 동시에 시간이 지나며 기억 속에 남은 색이다.
도시는 하나의 정의로 고정되지 않는다. 같은 부산도 누군가에게는 매일의 생활이고, 누군가에게는 여행지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잠시 스쳐 지나갔지만 오래 몸에 남은 감각이 된다. 나는 이 시리즈를 통해 부산의 정확한 모습을 말하기보다, 한 사람이 기억한 부산이 어떻게 다시 하나의 도시가 되는지를 그려보고 싶었다.
내 안의 부산은 현실보다 조금 더 푸르다. 그것은 실제보다 아름답게 꾸며낸 도시라기보다, 오래된 기억이 바다와 하늘의 색으로 다시 덮어 만든 도시다. 이 작업들은 그 기억의 조각들을 따라 다시 구성한 나의 부산, 파란 냄새가 나는 도시의 풍경이다.//제니스 채//

장소 : 솔트 갤러리
일시 : 2026. 7. 23 –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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