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관계가 지나간 자리, 얼굴은 다시 나를 비춘다
삼세영 갤러리는 2026년 9월 1일부터 10월 17일까지 조현서 개인전 ‘Face Mirroring: 관계가 비춘 얼굴’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조현서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얼굴, 관계, 정체성, 상처와 회복의 문제를 평면, 부조, 입체, 설치 작업으로 확장해 보여주는 자리다.
조현서의 작업에서 얼굴은 단순한 초상이 아니다. 얼굴은 인간이 살아오며 겪은 관계의 흔적, 감정의 층위, 사회적 시선과 자기 방어가 응축된 표면이다. 사람은 얼굴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지만, 동시에 자신을 감춘다. 웃음은 기쁨의 표현일 수 있지만 때로는 상처를 견디기 위한 방어가 되며, 무표정은 감정의 부재가 아니라 너무 많은 감정이 눌려 있는 침묵일 수 있다.
전시 제목 ‘Face Mirroring’은 ‘얼굴’과 ‘비추기’라는 두 개념을 중심에 둔다. 작가는 인간이 독립된 개인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과 말, 기억과 상처 속에서 계속 변화하고 다시 구성되는 존재라는 점에 주목한다. 타인은 나를 비추고, 나는 그 비친 얼굴을 통해 다시 나 자신을 바라본다. 이 전시는 바로 그 관계의 반사면 위에 남겨진 얼굴들을 보여준다.

조현서는 1998년부터 재봉틀을 드로잉 도구로 사용하는 독자적인 ‘머신 드로잉’ 작업을 지속해 왔다. 작가에게 재봉틀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감정을 기록하고 흩어진 시간을 다시 연결하는 도구다. 바늘이 천을 통과하고 실이 표면 위에 쌓이는 과정은 피부와 흉터, 정서의 지층을 형성한다. 반복된 바느질은 상처를 지우는 행위가 아니라, 상처가 지나간 자리를 다시 읽어내는 방식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평면, 부조, 입체, 설치가 함께 구성된다. 평면 작업은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장면을 응축해 보여주고, 부조와 입체 작업은 얼굴과 몸이 지닌 심리적 압력을 공간 속으로 밀어낸다. 설치 작업은 얼굴, 몸, 꽃, 공간이 서로 반응하며 관람자가 작품 안으로 들어서는 경험을 만든다. 개별 작품들은 독립된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서로를 비추며 하나의 심리적 장면을 이룬다.
특히 이번 전시의 중심이 되는 대형 평면 작업은 완결된 얼굴보다 ‘아직 만들어지는 얼굴’에 가깝다. 작가는 미완의 상태를 결핍이 아닌 가능성으로 바라본다. 인간은 한 번의 상처로 끝나지 않고, 한 번의 회복으로 완성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계속 흔들리고, 다시 서고, 다시 얼굴을 만든다. 조현서의 작업은 이러한 인간의 과정성을 실과 선, 천과 입체적 형상으로 시각화한다.
‘Face Mirroring: 관계가 비춘 얼굴’은 상처를 극복했다는 단순한 메시지를 말하지 않는다. 이 전시는 관계 속에서 흔들리면서도 다시 자신을 세우려는 인간의 힘에 관한 이야기다. 작품 속 얼굴들은 관람자를 바라보는 동시에 관람자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관람자는 그 얼굴들을 마주하며 자기 안에 남아 있는 관계의 흔적, 말하지 못한 감정, 감추어 온 표정을 조용히 떠올리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조현서 작가는 동아대학교에서 예술대학 학사,석사, 예술학 박사를 수료하였고 부산에 거주하며 국내, 해외 두루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가입니다.
조현서는 재봉틀을 드로잉 도구로 활용하는 독자적인 ‘머신 드로잉’ 작업을 통해 인간의 관계, 정체성, 상처와 회복의 문제를 탐구해 온 작가다. 실과 바늘, 천과 입체적 형상을 결합해 인간 내면에 축적된 정서의 층위를 시각화하며, 얼굴과 몸을 중심으로 개인의 심리와 사회적 관계가 교차하는 지점을 드러낸다. 그의 작업은 평면에 머물지 않고 부조, 입체, 설치로 확장되며, 개인의 상처를 보편적인 존재 회복의 이야기로 전환한다.
장소 : 삼세영 갤러리
일시 : 2026. 9. 1 – 10. 17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