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식//
송광익의 개인전 ‘지물(紙物) Paper Things’는 반복적인 손의 움직임과 오랜 시간의 노동을 바탕으로 고유한 조형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가 오랜 시간 이어 온 ‘지물(紙物)’ 연작을 중심으로, 한지가 반복적인 행위와 시간의 축적을 거쳐 개별적인 조각에서 하나의 구조로 구축되고, 평면을 넘어 빛과 공간을 받아들이는 조형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조명한다.
한지를 찢고 자르고 접고 붙이는 반복적인 행위는 작품에 시간의 흔적을 축적한다. 작가는 자신의 의식과 몸이 하나가 되어 작업에 깊이 몰입한다고 말한다. 작품은 작가의 의도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경험과 감각, 재료의 상태가 함께 스며들며 형성되고, 반복되는 손의 움직임은 매 순간 달라지는 재료와 감각을 축적하는 수행적 행위가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한지 조각들은 서로 다른 형태와 높이를 유지하면서도 촘촘히 서고 겹쳐지며 하나의 리듬과 밀도를 형성한다. 개별적인 조각이 고유성을 유지하면서 서로 관계를 맺어 전체를 이루는 구조는 자연의 질서에 대한 작가의 태도와 맞닿아 있다.
이러한 구조는 평면을 넘어 입체와 공간으로 확장된다. 패널 위에 수직으로 세워진 한지는 깊이와 틈을 만들고, 조각 사이의 빈 공간 역시 작품의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된다. 정면에서는 무수한 선과 면의 집합처럼 보이지만 관람객이 위치와 거리를 달리하면 겹쳐진 면과 그 사이의 공간이 새롭게 드러난다. 빛은 한지 사이를 통과하며 그림자와 명암을 만들고 작품의 깊이를 변화시킨다. 가까이에서는 닥섬유의 결과 찢어진 가장자리 등 재료의 촉각적인 특성이, 거리를 두면 수많은 조각이 만드는 흐름과 리듬이 두드러진다.

송광익은 회화를 전공했지만 ‘그리는 것’보다 ‘만드는 것’에 매력을 느끼며 한지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발전시켜 왔다. 전통적인 재료인 한지를 고정된 형식으로 재현하기보다 오랜 시간 하나의 재료와 작업 방식을 지속하며 형태와 구조, 색과 공간의 가능성을 확장해 온 것이다. ‘지물 Paper Things’은 한지가 작가의 손과 시간, 빛과 공간을 만나 하나의 조형적 질서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 주며, 개별적 존재가 관계를 맺어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방식을 통해 시간과 물질, 몸과 공간의 관계를 드러낸다.
송광익 작가(1950년)는 계명대학교 미술학과 및 동 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일본 규슈산업대학교에서 미술 과정을 수료했다. 1980년 대구 삼보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국내외에서 3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1980년대 초반부터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일본에서도 활발하게 작품을 선보였다. 2006년 이후에는 대구·서울을 비롯해 홍콩, 교토 등지에서 ‘Paper Things’ 연작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으며, 2013년 금복문화재단 제27회 금복문화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대구미술관, 일본 기타큐슈시립미술관, 구로카와 인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리앤배//
장소 : 리앤배Ⅰ,Ⅱ 전시실
일시 : 2026. 8. 28 – 10. 1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