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내용//
물질과 정신의 경계를 넘나들며 존재의 근원을 성찰해 온 김종구 작가가 부산갤러리에서 뜻깊은 회고전 성격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오는 10월 3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특별전은 한 예술가가 청년기의 치열한 모색을 거쳐 숙성된 시선으로 세상과 대면하기까지의 청사진을 거슬러 올라가는 자리다. 입체 소품 35점과 평면 작업 10점 등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지닌 45점의 작품이 관람객에게 철학적 대화를 건넨다.
작가의 조형적 여정은 그가 통과해 온 인생의 마디마다 새로운 궤적을 그려왔다. 혈기 넘치던 30대 시절,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형상들은 거칠고 투박했지만 생의 본질을 움켜쥐려는 날것 그대로의 열정으로 가득했다. 마주한 시대의 파도에 온몸으로 저항하며 내면의 울분을 역동적인 조형 언어로 뿜어내던 시기였다.
40대에 들어서며 그의 시선은 개인의 내면에서 우리를 둘러싼 입체적인 삶의 현장으로 차츰 펼쳐졌다. 공동체 안에서 발생하는 균열과 모순을 관조하며, 이를 입체 조각뿐 아니라 정교한 평면 드로잉이라는 이중의 렌즈로 담아내기 시작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유연한 시도는 작업의 폭을 크게 넓혔다.

이후 이순(耳順)의 나이에 접어든 현재, 그의 관심은 인간 존재의 숭고함과 현대 문명이 잃어버린 구원 가능성으로 향한다. 대립과 파괴가 일상화된 비극적 현실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그 잔해 속에서 마침내 꽃피워야 할 인간 존엄성과 본연의 순수함을 되찾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고전적 사상인 ‘육도(六道) 윤회’의 세계관을 현대 미술의 다채로운 장치로 변용하여 큰 주목을 받는다. 가시적인 물질을 넘어 사후의 세계와 무형의 영역을 다루는 그의 시도는, 관람자에게 스스로의 삶과 죽음을 돌아보게 하는 비범한 영감을 제공한다.
전시 비평을 맡은 유동환 철학박사는 “작가가 구현해 낸 특유의 색채와 형태, 그리고 특유의 몽환적 아우라가 관람자의 무의식 속에 잠자던 죽음에 대한 경험을 일깨운다”라며 “단순한 관람을 넘어 내면의 거울을 들여다보는 뜻깊은 내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죽음을 공포나 종말이 아닌 차원 높은 유기적 순환으로 받아들이게 돕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삶의 유한함 속에서 영원성을 갈구하는 인간의 오래된 열망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번 전시는, 메마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묵직한 울림과 깊은 위안을 안겨준다.
장소 : 부산갤러리
일시 : 2026. 10. 12 – 10. 3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