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상(像)展(갤러리 조이)_140819

부산에서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룹 상(像)이 있다. 올 해로 8년째 이어져오고 있는데 매년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개최한다. 현재 12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면면을 보면 대부분 부산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회원으로는 강대진, 강민석, 구명본, 권혁, 김용대, 류명렬, 류승선, 양석대, 엄현철, 전영기, 조혜제, 허필석 작가 등이다. 회장을 맡고 있는 구명본 작가는 그룹 상(像)이 부산에서 전업 작가로 살아가는 이들과 또 미술 관련 대학생들, 미대를 준비하는 학생들까지 희망을 주려는 목적으로 결성됐다고 한다. 문화 인프라가 척박한 부산에서 힘들게 버티고 있는 작가들의 꿈을 그룹 상(像)을 통해 이뤄내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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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오픈식에서 작가들을 만났다. 회원들 중 일부는 과거에 인터뷰를 한 작가들이라서 구면이었다. 그룹 상에는 작품을 보면 누구의 작품이다라고 알 수 있는 인지도 있고 개성 있는 작가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과거와 다른 것 중 하나는 스마트폰 SNS를 자주 이용하는 작가들과 만나면 최근 소식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안부를 따로 묻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점인 반면에 오랜만에 만나 안부를 묻는 것에서 대화를 시작하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줄어든 단점은 있다.

나이프를 사용하거나 뿌리는 기법으로 애틋한 자연을 그리고 있는 강대진 작가, 질주하는 차와 불안한 구도를 통해 빠른 속도감을 표현한 강민석 작가, 구명본 작가는 소나무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소나무가 그려진 작품은 소나무 뿐 만 아니라 하늘의 구름에서도 당당함이 느껴진다. 구명본 작가는 그의 작품 속 소나무처럼 그룹을 잘 이끌어가는 큰 형 역할을 하고 있다. ‘붓으로 빚는 항아리’로 알려진 권혁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항아리와 그릇 작품을 선보인다. 수채화를 통해 자연과 민초의 삶을 표현 해 온 김용대 작가,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소나무를 그려 온 류명렬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도시 거리와 골목을 투박하지만 건조한 풍경의 느낌으로 전달하고 있는 류승선 작가, 구상과 추상의 혼합으로 자연을 그리는 양석대 작가, 자연과 추상의 형태를 여인의 인체와 결부하여 신비로운 느낌을 표현한 엄현철 작가, 도시 건물의 안과 밖을 그린 전영기 작가 – 그의 작품에 대해 박영택 평론가는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공간, 환경이미지를 작업의 모티브로 삼고 이를 기계적이며 동시에 인간적인 이미지 제작 방식의 혼효를 통해 도시에서 받은 미감에의 매료와 동시에 그로부터 마찰음을 내는 어떤 틈에 대한 발언을 형상화한다.’라고 설명한다. 바다, 소녀, 갈매기, 언덕, 길 등의 소재를 통해 아련한 추억을 떠 올리게 하는 허필석 작가의 감성적인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갤러리 조이는 단일 전시공간으로는 꽤 넓은 공간이라서 12명 작가의 작품을 설치했는데도 공간 속 배치와 여백이 적당하다. 김영미 관장은 그룹 상 회원 작가들이 앞으로도 부산에서 왕성한 활동을 기대하며 전업작가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단체가 되길 바란다는 인사말을 한다. 달맞이 언덕에 있는 갤러리 조이에서의 이번 전시는 9월 5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갤러리 조이
– 일시 : 2014. 8. 19 –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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