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er, Flower, Flower展(갤러리 이배)_140806

얼마 전 태풍이 지나간 후 뒤이은 비 소식에 무더위를 잠깐 피할 수 있었다. 갤러리 이배를 찾은 날도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이었다. 갤러리 이배에서는 8월 6일부터 꽃을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다. 꽃이라 하면 봄이나 가을을 생각하게 되는데, 가는 비가 살짝 내리는 날, 여름의 무더위도 잠시 가신 채 갤러리에서 보는 꽃의 풍경은 나름 또 운치가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갤러리 이배 소장품 중 꽃을 주제로 한 작품 위주로 전시하고 있다. 국내외 작가 중 권순철, 김병종, 김정수, 야요이 쿠사마, 김종학, 민정기, 안창홍, 전병현, 데이비드 걸스타인 등의 유명 작품들이 선보인다. 한 장소에서 이처럼 많은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갤러리 바깥쪽에 전시된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Floral Cow’ 작품은 1m 이상 크기의 스틸로 제작된 작품이다. 소의 형태 안 쪽에는 붉고 노란 꽃들로 채워져 있다. 작품 속 소는 구체적인 형태 없이, 꽃만으로도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꾸며져 있다. 전시장 안 쪽에는 데이비드 걸스타인 작품 중 나무 위에 페인팅한 ‘Love Flowers’, ‘Sunflowers’ 작품이 있는데, 대상을 단순화 하면서도 각 특징을 잘 나타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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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작가인 야요이 쿠사마는 회화, 조각, 설치, 해프닝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작가이다. 특히 그녀의 반복적인 물방울 무늬는 트레이드마크로 통한다. 이번 전시에는 ‘Summer Flowers’라는 작품으로 하늘거리는 꽃들 속에 암술과 수술을 통해 왕성한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설악산의 화가 또는 꽃의 화가로 불리는 김종학 작가의 ‘꽃과 새’도 선보인다. 봄소식을 들려주는 제비와 만개한 꽃들에서 원색의 강렬함이 느껴진다.

김정수 작가의 ‘진달래-기억의 저편’이란 작품은 갤러리 안 쪽 작은 방에 걸려 있다. 예전에는 관객들이 오면 차를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김정수 작가의 작품만을 걸어두고 집중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작가는 진달래를 ‘어머니의 사랑’에 비유한다. 자식을 위해 무엇이든지 주저하지 않는 세상의 어머니를 위해 작가는 여러 번의 덧칠을 통해 진달래를 그린다. 전병현 작가의 작품도 독특하다. 작가는 나무 또는 꽃 모양의 형태를 흙으로 빚은 후 석고로 틀을 만든다. 석고 틀에 닥종이를 부어 말리면 한지 부조로 사용될 기초 형태가 된다. 이후 캔버스에 부조를 붙이고 돌가루나 먹과 안료로 색을 낸다. 이번 전시에 선 보인 ‘Blossom’ 작품 역시 한지로 두께 감을 만들었는데, 마치 실제 바삭거리는 듯한 촉감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꽃’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오브제를 대상으로 삼아 작가들의 ‘꽃’에 대한 그들만의 철학을 들여다보는 기획으로 구성된다. ‘꽃’이라는 피사체를 두고 앵글 속에서, 캔버스 위에서, 그리고 입체적인 3차원의 형상 속에서 ‘리듬감 넘치는 에너지’와 더불어 작가 각각의 가치관과 미학적 감성이 투영된다. ‘Flower, Flower, Flower’ 기획전을 통해 예술성 높은 중견 작가들이 공통된 한 가지 모티브를 주제로 매우 독창적이면서도 차별되는 아이디어로 표현하는 것에 놀랄 것이며 이러한 다양성을 감상하는 것 또한 색다른 체험이 될 것이다. 』<갤러리 이배 전시 설명문 중에서>

마린시티에 갤러리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갤러리 이배는 김재선 갤러리와 이웃하고 있기 때문에 한 번 발걸음에 두 곳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또 이웃에는 갤러리 예동과 갤러리 서린 스페이스도 있다. 더위에 지친 심신을 갤러리 탐방으로 더위도 가시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추천한다. 이번 전시는 9월 6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갤러리 이배
– 일시 : 2014. 8. 6 – 9. 6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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