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길展(한슬갤러리)_140828

글 : 나우아트 대표 박일철

8월 28일 부산시민회관 한슬갤러리에서 이충길 화백의 개인전이 열렸다. 한국의 민화적 소재와 전통문양, 예를 들면 호랑이, 십장생, 연꽃 같은 친숙한 옛 것들의 소재를 그의 작품에 등장시킨다. 그리고 그는 작품의 제목을 ‘그리움(노스탈지아)’이라 붙였다.

인간이 가진 원초적인 의문은 생명의 기원과 우주의 실체에 관한 것이다. 이와 함께 작가의 고민은 어떠한 자신만의 정체성(Identity)을 가진 작품을 만들어 내느냐는것이다. 이충길 작가는 오래 동안 표현 방법에서 독특한 자신 만의 물감 짜내기(squeezing) 기법(작가는 ‘주사위 기법’이라 부르지만)을 개발해 이용한다. 마치 생일 케익 위에 초클릿으로 글을 새기듯이 다양한 굵기의 도구를 직접 제작해 그 안에 물감을 넣고 짜내듯이 캔바스 위에 중첩으로 드로잉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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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블록이 뿌리기(dropping)기법을 이용했다면 이충길은 짜내기(squeezing)기법을 개발한 것이다. 무질서(chaos)하게 보이는 실타래 같은 마티에르(matiere)를 가진 물감들은 색들의 겹침(overlap)으로 새로운 우주(cosmos)적 구성(composition)을 표출한다. 그의 작품 일부분을 확대해 보면 우주를 이루는 만물이론의 하나인‘끈 이론’(String theory)같이 진동하는 선으로 이루어진 일정한 패턴들로 구성된 추상화다. 우주의 모든 만물은 그 구성을 이루는 미세한 분자들로 이루어져 어떤 사물의 모양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작가의 작품에서 나는 우주론을 생각한다.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불교적 소재는 그의 일상에서 온 것이다. 도산예술촌에서 창작에 열중인 작가는 새벽 작업 시 불경을 튼다. 석가모니는, 우주는 무한하지만 티끌과 같고 티끌 속에도 또한 무량우주가 있다고 가르친다. 작가의 작업을 옆에서 자주 본 필자는 탱화을 그리는 스님 같이 묵묵히 그의 표현 기법으로 캔바스 위에 물감을 드로잉하는 모습은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깨달은 장인처럼 느껴진다.

최근의 이충길 작가의 작품에는 연꽃과 하트 심지어 ‘옴메니 반매흠(ॐ मणि पद्मे हूँ’이라는 산스크리트어도 등장한다. 이 말은 문자적인 뜻은 “옴, 연꽃속에 있는 보석이여, 훔”으로서,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주문이다. 하트 형상(haert-shap) 속에 연꽃을 그리는일련의 작품들에서 그의 걸작을 기대하게 한다. 칠순의 나이에도 정열적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작가에게서 한국미술사에 남을 역작을 기대해본다. 이번 전시는 9월 4일 까지 열리며, 전자북은 http://2014lcg.nowart.kr 에 접속해 볼 수 있다.

– 장소 : 한슬갤러리
– 일시 : 2014. 8. 28 –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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