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 랑케스터展(갤러리 래)_141022

해운대 아우디 빌딩 6층에 위치한 갤러리 래에서는 영국 출신 화가 로라 랑케스터(Laura Lancaster)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1979년 영국 하틀풀(Hartlepool)에서 태어난 작가는 노섬브리아 대학에서 미술 공부를 했고, 현재는 뉴캐슬, 런던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30대 중반의 나이이지만 소버린 아트 프라이즈, 영국예술위원회 어워드, 존 무어스 페인팅 프라이즈 등의 수상 경력이 있으며 국제비엔날레와 유명 미술관에서도 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로라 랑케스터는 올 해 4월 대구 우손갤러리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개최했고, 이번 부산에서는 두 번째 전시이다. 작가는 일란성 쌍둥이 언니와 함께 밴드를 결성할 만큼 예술적인 면에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준다. 작가는 얼마 전 일본에서 개최한 영국 문화원 주최 ‘프라이빗 유토피아’에 참여했는데, 이 전시에 참여자들은 대부분 영국을 대표하고 있는 유명 작가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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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는 100호 이상의 작품부터 소품까지 다양한 크기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어느 정도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작품도 있고, 추상적인 작품도 다수 눈에 띈다. 작가는 주로 사진을 보며 작업을 한다. 그녀는 벼룩시장이나 인터넷, 경매 등에서 수집한 사진 속 이미지를 주로 그리는데, 작가의 이러한 태도는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여 지는 이미지들을 재해석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또한 사진 속 장면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여기저기의 사진 속 이미지들을 가져 와서 캔버스로 옮기기도 한다.

갤러리 래의 최솔미 큐레이터는 작품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 해 준다. “혹시, 이 이미지가 무엇처럼 보이나요? 저는 새처럼 보여요. 로라 랑케스터는 이것이 새처럼 보이든 위에서 보는 마을처럼 보이든 관객의 상상에 맡긴답니다. 즉 작품에 대한 감상도, 형태에 대한 분석도, 느낌에 대한 해석도 관객 각자가 하는 것이죠. 작가는 사람마다 삶의 형태가 다르듯이 작품에 대한 해석도 다르다고 생각하며,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과의 관계를 중요시 여기고 있습니다.”

전시장 안쪽 벽면에 커다란 두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왼쪽 작품 속 기타를 치는 두 사람 중 한 명은 작가 자신이고 또 한명은 쌍둥이 언니라고 한다. 굵고 거친 붓 자국으로 얼굴의 형태는 알 수 없지만 신나는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다. 그 옆 작품 속에는 맥주인 듯 뭔가를 들고 웃음을 짓고 잇는 여인의 모습이 보인다. 대체로 작품들은 어두운 색을 많이 사용했으며 큰 붓으로 쓱쓱 칠한 듯한 느낌을 준다. 많은 작품 속에는 인물들이 들어 있지만, 주변의 사물들은 무엇인지 알기가 힘들며 심지어는 인물인지 아닌지도 구분이 어려운 작품도 있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인생은 한 번 지나가면 돌아갈 수 없는 애틋함이 있습니다. 이런 지나간 순간을 영원히 지속시키는 것이 사진인데, 이를 새롭게 재현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움 등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라고 했다. 우리들은 아름다운 추억을 오래토록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보관한다. 사진이란 요소를 캔버스에 옮기면서 인간의 기억과 망각에 대해 한 번 더 되돌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관객들에게 여러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전시는 12월 12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갤러리 래
– 일시 : 2014. 10. 22 – 12. 12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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