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부展(정준호 갤러리)_20150506

주말, 표인숙 작가와 함께 정준호 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박주부 작가를 찾았다. 두 작가는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50대 중반의 박주부 작가는 충남 보령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작년 부산에서의 개인전 인연으로 다시 부산을 찾았다. 석공예(석조각) 작업을 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1m 미만의 작품부터 5m 정도의 큰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장을 들어서니 꽤 넓은 공간인데 안쪽에 있는 기다란 작품이 먼저 눈에 띈다. ‘a song of dhrama’라는 이 작품은 ‘깨달음의 노래’로 해석 할 수 있는데, 이번 전시를 위해 운반하는데 꽤 어려움을 겪은 작품이다. 작가는 그동안 야외조각을 하려고 여러 장소를 찾아봤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부산에서의 전시가 정해지자 5톤 트럭을 동원해서 이곳 부산까지 작품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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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주제는 ‘a song of forest’이다. 박주보 작가는 작가 노트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깨달음의 세계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 – 자재(自在)함과 자비의 형상은 무엇일까?
이렇게 무형의 세계를 유형의 형상으로 나타냄을 고민한다.
구도자가 참구하는 화두의 세계를 image로 형상화 하고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항상 고민한다.
forest는 생명이다.
forest는 희망이다.
a song of forest
희망과 행복을 노래한다.』

작품 중 뿔이 3개 난 것처럼 보이는 작품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숲이 새겨져 있다. 작가는 아래쪽의 숲이 사슴뿔처럼 보인다고도 한다. 나무이지만 사슴뿔로도 볼 수 있겠다? 작가는 휴식의 숲을 그루터기에 비유 해 봤다. 그러면서 고대 장자와 혜자의 대화를 인용한다. 큰 줄기의 혹 투성이인 개똥나무이지만, 그럼으로 인해 목수에게 잘림을 당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휴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보령에는 오석이 유명하다. 비석으로 많이 사용하는 보령 오석은 수분을 머금지 않기 때문에 풍화작용을 덜 받는다고 한다. 현재 보령에 있는 국보 8호인 ‘성주사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는 1,300년이 다 된 비석인데도 글씨가 또렷할 만큼 풍화작용을 덜 받았다. 이것이 보령 오석의 특징이다. 박주부 작가는 오석의 장점을 잘 발휘하여 회색과 검은색의 조화를 잘 다루고 있다. 거친 풍화작용에도 견딘 오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숲의 노래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박주부 작가의 돌에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6월 5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정준호 갤러리
– 일시 : 2015. 5. 6 –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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