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산展(갤러리 이듬)_20190515

//보도 자료문//
갤러리 이듬에서는 2019년 5월 15일(수)부터 6월 4일(화)까지 김산 작가의 사진전을 진행한다. 작가는 카메라의 눈으로 보는 공간의 이미지 파일들을 이리저리 자르고 붙이며 새로운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 낯섦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가 구현해 낸 이 가상의 공간은 표면적으로는 처음 보는 공간이 되겠지만 작가의 체험, 기억, 경험이 작품에 녹아들면서 완벽하게 낯선 공간은 아닌 것이다. 비록 카메라의 눈에 담긴 사진들이지만 그것을 구성(structure) 한 작가의 새로운 이 공간은 카메라조차 담을 수 없는 ‘공간’ 너머에 시간, 감정, 변화를 표현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의 익숙함과 낯섦을 동시에 느껴보고 관람자가 마주한 공간을 넘어선 자신만의 시간과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이 되기를 바란다.//보도 자료문//

//작가 노트//
사진을 주된 매체로 작업하는 나는 두 가지의 눈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첫 번째는 내 신체의 일부인 눈, 두 번째는 카메라의 눈. 일반적으로 카메라라는 기계의 작동에 의해 찍힌 사진 이미지는 거짓 없는 ‘사실’ 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해보자 ‘사실’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본 것, 내가 아는 것, 내가 기억하는 것과 일치하는 것을 보통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카메라의 눈은 하나, 인체의 눈은 둘. 고정되어 있는 카메라의 눈, 쉼 없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동공.

카메라가 바라보는 세상과 내 눈이 바라보는 세상, 이 두 가지의 시각, 시각성, 시각적인 느낌과 감각의 차이에 나의 관심의 초점이 있다.
사진을 찍기 전 내 눈은 세상을 바라본다. 쉼 없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내 몸과 동공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시각적 자극과 정보들을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담아낸다. 찍어온 사진들을 컴퓨터 화면으로 보고 있노라면, 내 눈으로 보았던 바로 ‘그 공간’과는 다른 낯선 느낌에 사로잡히곤 한다.

이런 느낌은 종종 나를 당황하게도 하지만, 색다른 세계로 나를 인도한다. 이럴 때면 마치 나는 영화 속 초능력자가 허공을 나르고, 수직으로 솟아오른 빌딩 벽을 두 발로 걸어 오를 때 그들이 느낄 색다른 공간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마치 내가 현실의 인간이 아닌 영화 속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땅에 두 발을 딛고 서서 한 점으로 소실되는 고정된 공간과 장면이 아닌 공간 자체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이런 느낌을 극대화시켜 촬영된 이미지들은 자르고 다시 구성하기를 반복해 본다. 이렇게 재구성된 공간과 고정된 한 시점으로 바라본 시점의 공간을 한 화면에 배치해 본다. 얼핏 어지럽기도 하고, 롤러코스터를 타고 바라보게 되는 세상과 같은 화면이 펼쳐진다. 이렇게 인간의 눈으로 보는 시각과 카메라로 보는 시각의 중간지대를 표현해보고자 한다. 두 가지 시각이 재조합되고 재구성되어 만들어진 낯선 공간은 현존하지 않는 공간이다. 그러나 완성된 사진 속 공간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어지럽지도 낯설지도 않게 되는 각자 만의 조합된 공간과 만나게 되리라 기대한다. 그러한 공간 속에서 우리는 매일 보는 풍광에서는 느끼지 못 했던 평안함을 느끼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생전 처음 만난 나와는 아주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익숙한 오랜 친구와의 만남보다 편안할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지만 이미지들의 다양한 조합을 통해 이것을 현존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내 작업의 핵심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내고 싶어 하는 것. 이것은 언제나 인간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욕망 같은 것은 아닐까? 내 눈과 카메라라는 기계의 눈을 빌어 만들어낸 이미지들의 재조합을 통해 만들어진 화면 속 공간은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유토피아가 되어줄 지도 모른다.//작가 노트//

장소 : 갤러리 이듬
일시 : 2019. 5. 15. –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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