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귀展(경남과학기술대학교 전시실)_20190816

//최철주 평론//
‘목상감’은 나무에 무늬를 음각하여서 색감이 다른 나무로 채운다. 가는 무늬의 상감을 만들어 가구에 맞추는 소목장이 김동귀이다. 그는 ‘노을’처럼 무늬의 음영을 정하여 노을의 번짐을 목상감으로 보인다. 무늬는 이미지를 형성하는 불안정한 색들의 연쇄 속에서 지각된다. 이것은 형태와 이미지라는 지각을 통해 규정되어서 가구의 의미를 생성한다. 따라서 그는 가구의 형태에서 무늬가 연결된 공간을 찾아간다.

그의 가구는 나뭇결의 색과 무늬가 연쇄된 또 다른 무늬를 총합하여서 가구의 외면을 만들고 그 외면의 한 조각의 무늬로 한 목기와 동일시한다. 조각된 무늬의 효과는 가구와 목기를 연결하는 의미다. 여기서 무늬를 결합한 가구와 목기는 그 무늬 속에 의미를 출현한다. 이것은 전체의 틀에 작은 조각이 결합된 무늬로서의 면제(緬制)다. 그것은 ‘노을’처럼 회화적 면제로서의 조형적 의미를 주재(主宰)한다. 그는 전통적 조선의 가구로 전이된 이제의 가구와 동일한 공간을 만들고서 나무의 수간 세포가 변형된 산옹이의 줄기에 새와 곤충을 포치하려고 한다. 따라서 그는 목판화의 새를 가구의 공간 속에서 동일한 시간을 갖고자 새를 조각한다. 그리고 나무의 부절(腐節)에서 형상이 안정된 상태로 존재하는 덩어리의 마디에서 새처럼 ‘휴식’한다.

그의 ‘노을’은 목화된 나무의 색들이 연쇄된 이미지의 패널이다. 이것은 노을 이미지의 그림과 조각 노을이 비쳐진 가구의 무늬가 된다. 그 가구는 정해진 공간에 있어서 그 공간의 조형적 벽면 구조로서 일상의 시선가 마주한다. 이 같은 가구의 공간은 한 가구가 일상의 공간으로 형상적 지각을 확대하여서 그 공간의 여백을 남긴다.

그는 그 여백을 가르고서 마주하는 목기와 목조된 새와 곤충이 가구에 쏠리어 헤어나지 못하는 마음의 틈을 메운다. 이것은 목가구와 호흡하는 그윽한 옛 기운을 감돌게 하여서 시간을 가역시킨 전통 짜 맞춤의 조선 가구의 미감을 끌어당긴다. 그는 먹감나무의 나뭇결과 같은 자연의 목리(木理)를 인위적인 나뭇결의 무늬를 만들어서 조선 가구의 조형성을 찾으려고 한다. 따라서 그는 전통 가구를 이루는 공예의 방법을 풀어서 노을의 무늬로 만들고 이제의 가구를 적절하게 꾸민다. 즉 가구의 상감(象嵌)을 선으로 만들어서 색과 무늬의 선재(線材)로 전이시킨 후 여러 개의 선재를 연쇄하여 가구의 외형을 메운다.

이렇게 김동귀는 가구의 상감을 적절하게 활용한 ‘노을’을 만들어냄으로써 그의 가구는 미적 가치를 득한다. 그는 조선의 화가 이징(李澄)처럼 ‘노을’을 하늘의 구름과 빛의 농담을 중첩하여서 강천모설(江天暮雪)과 유사한 풍경을 만든다. 이것은 ‘노을’의 밝은 빛에서 심상을 찾아가는 시선과 이징의 ‘저녁노을 물든 어촌’에서 대상을 마주하는 시선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는 ‘노을’에 감추어진 나무숲과 이야기 한다. 그의 ‘숲 이야기’는 색동목으로 이룬 가구들의 나무 조각을 넣어서 나무에 머무는 빛의 무늬를 살린 목가구의 외연(外延)을 정한다. 그는 노을 무늬를 선으로 구성한 무늬의 가구와 목기에 노을 무늬의 일정한 부분을 넣어서 가구의 공간을 조형적 구조성에서 회화성으로 전이 한다 그리고 각각의 가구와 목기가 분리되었지만 비원근적인 동일한 노을 무늬가 하나의 시선에 들어오게 하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그의 독특한 기법이다. 그것은 가구의 외면 그림이 풍경이 되면서 나무로 보이는 공간 즉 가역된 조선의 가구와 동일한 가구로 보이는 기의(機宜)적 의미다.

그의 가구는 나무의 무늬로서 지각된다.
그는 시간의 가역성을 나무의 무늬로 획득함으로서 조선 가구의 시공간에서의 상감을 분별한다. 그리고 그 상감을 전변하여서 가구와 자연과의 관계를 하나로 한 색동목의 ‘노을’로 표상한다. 이것은 ‘노을’ 무늬의 나뭇결로 한 그의 가구를 전통적 조선 가구의 질료로서의 지각을 잇는 무시간의 타자에게 맞춘 가구다. 그는 전통 가구의 지각을 소급한 노을 무늬를 만들고 그 ‘노을’을 공시적 가구 속에 넣어서 보인다.//최철주//

장소 :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전시실
일시 : 2019. 8. 16. –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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