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타 모토오展(갤러리 아트숲)_130308

최근 부산에서 일본 작가들의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갤러리 이듬에선 2월 말부터 히라츠카 료이치 작가의 전시가 진행 중이고, 갤러리 아트숲에서는 3월 8일부터 우오타 모토오(魚田元生) 개인전을 개최하고 있다. 특히 우오타 모토오 작가는 전시기간 중 계속 부산에 머물기 때문에 갤러리 아트숲을 찾는 관객들은 자주 접하기 힘든 일본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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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달맞이 고개를 살짝 넘으면 부산 8경 중 하나인 청사포가 나타난다. 언덕 하나를 두고 해운대 신도시와 청사포의 풍경이 너무나 대조적이다. 청사포란 지명은 죽은 어부를 그리워하는 여인의 애절함을 본 용왕이 푸른 뱀을 보내 여인을 데려와 남편을 만나게 해 줬다는 전설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따뜻한 봄볕이 쏟아지는 휴일 오후,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청사포 포구가 너무 한가롭게 다가온다.

지난 해 10월 개관한 갤러리 아트숲은 매월 새로운 작가들을 초대 해 전시를 개최하고 있는데 일본 작가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오타 모토오(1945년 생)는 그동안 생명과 환경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작품 활동을 해 왔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웃음이 많았으며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응해줬다. 그는 인터뷰 중 갑자기 안쪽 방으로 들어가더니 그동안 전시했던 작품들을 스크랩 한 자료를 들고 나와 하나씩 설명 해주기도 했다. 덕분에 그의 20대 초반 작품부터 현재까지의 작품까지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우오타 모토오 작가는 평면과 입체를 넘나들며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전시된 평면 작품은 주로 입체 작품을 촬영한 이미지를 실사 배경으로 합성하는 종류가 주를 이루었다. 입체 작품은 재활용품 등을 많이 활용했는데 환경보호에 대한 그의 관심이 표현된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탈피(脫皮, ecdysis)와 거듭남(rebirth)이란 타이틀을 통해 생명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우오타 모토오 작가가 이처럼 생명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진 것은 과거 몇 번의 생사 고비를 넘기면서 생명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면서 더욱 애착을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자연 또는 건축물을 배경으로 덕지덕지 붙여진 전선과 LP판이 붙여져 있는 기계 덩어리, 인간 형상의 조형을 둘러 싼 비둘기, 지구본 아래에 자동차 머플러 구멍처럼 보이는 장치들이 붙여져 있는 조형물… 이들 작품은 아름다운 환경과 쓰레기 또는 폐기물들과 대조시켜가며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켜 주고 있다.

1시간여의 인터뷰 동안 웃음을 잃지 않고 작품 설명을 하는 그에게서 유쾌하고 포근한 인간미가 느껴졌다. 그는 3~4년 전부터 NPO법인(국제예술우주센터)을 설립하고 ‘생명’을 테마로 세계 어린이들의 예술전과 국제교류를 겸한 전시회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청사포 언덕을 오르며 아름다운 풍경을 잠깐 바라다보았다. 스카이라인을 보란 듯이 뚫고 우뚝 솟은 달맞이 고개의 아파트를 보면서 우오타 모토오와 같은 작가들의 활동이 더욱 절실한 시대가 아닌가하는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전시는 3월 30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갤러리 아트숲(부산 청사포)
– 일시 : 2013. 3. 8 – 3. 3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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