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잡화展(제이무브먼트 갤러리)_20211118

//언론보도//
상상잡화. ‘자리 위에 일어나 앉았다’라는 뜻으로 병이 회복됨을 의미하는 ‘상상(床上)’과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화법의 경계가 없는 그림 ‘잡화(雜畵)’를 더한 개념이다.

‘상상잡화’는 신생 문화공간 J무브먼트 갤러리(금정구 동부곡로5번길 101)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이다. 각각이 가진 이상세계에 대한 상상. 사람들은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상상하며 현실의 고단함을 잊는다. 박상희, 황재원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는 내년 1월 21일까지 진행된다.

신라대 미대 출신인 박상희 작가는 작품 안에 ‘길상’의 이미지를 넣는다. 각박하고 복잡한 사회 속 일상에서 느끼는 본인만의 소박한 행복을 담는다. 작가는 십장생도에 현대적 이미지를 결합한다. 해, 산, 구름, 학, 사슴, 거북, 소나무 등 장생을 상징하는 소재들이 달콤한 아이스크림이나 편안한 소파와 어우러진다.

박 작가는 “일본에서 생활하며 한국을 그리워했고, 나의 정체성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변화한 환경 속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며 유토피아를 그리는 작업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어졌다. 작가는 한국에 돌아와서 자신의 유토피아를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에는 이런 과정들이 모두 담겼다.

황재원 작가는 숙명여대 공예과를 졸업했다. 그의 작품은 현실과 상상이 뒤섞인 ‘퐝스월드’를 주제로 한다. 작가의 자화상이기도 한 퐝과 주변 세계를 도자로 표현한다. 전통 도자 기법으로 성형한 형태에 색색의 유약을 칠하고 구워냈다. 작가는 이를 통해 단단해 보이지만 깨지기 쉬운 ‘얕은 상상’을 드러낸다.

퐝은 작가가 원하는 이상적인 소녀의 이미지를 가진다. 반짝이는 의상을 걸친 퐝은 아이돌처럼 보인다. 황 작가는 “저렴한 스팽글이 하나하나 모여 보석처럼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했다”며 “보잘것없는 한 조각은 나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퐝과 함께 아크릴 진주 목걸이를 걸친 강아지 복순이, 화려한 무늬의 도자 백도 같이 전시된다.

서양 유물을 연상시키는 항아리 형태의 기물은 현실과 상상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표현한다. “상상을 이미지화했지만, 그 속에 현실적 부분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는 것처럼 현실과 상상이 ‘퐁당퐁당’ 이어진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2021. 12. 28 부산일보 게재//

//전시 소개//
상상잡화

床上 : 자리 위에 일어나 앉았다는 뜻으로 병이 회복됨을 일컫는 말
雜畵 : 어느 화파에도 속하지 않은 화법의 그림

J.MOVEMENT의 두 번째 기획전이자 2021년을 마무리하는 전시인 ‘상상잡화(床上雜畵)’는 박상희, 황재원 작가의 최근 작품들을 조명한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상세계를 상상하고 그리면서 살아간다. 현실이 각박하고 힘들수록 누군가는 과거의 기억에서, 누군가는 미래의 어느 지점에서 자신의 유토피아를 상상하며 현실의 고단함을 잊기도 한다.

박상희 작가는 ‘길상’을 상징하는 십장생과 시대나 유행에 민감한 트랜드를 상징하는 기호들을 융합하여 행복이라는 이상세계(유토피아)를 화폭에 담는다. 작업의 재료 역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넘나들며 유쾌한 화면을 구성해 간다.

황재원 작가는 현실과 상상이 섞인 ’퐝스월드(FFanG’s World)를 도자를 주재료로 만들어 온 작가다. 그의 작품 세계는 순간의 백일몽도 아니고 진정한 판타지도 아닌 현실을 기반으로 했기에, 현재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얕은 상상 세계’라고 한다. 손끝으로 오랜 성형의 과정을 거쳐 가마에 여러번 구워 탄생하는 황재원 작가의 세계는 단단하게 형태를 유지하지만, 여전히 깨지기 쉬운 우리의 기억, 상상, 삶을 폭넓게 담아낸다.

현실과 이상,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반복되는 일상 위에 이상세계를 건설해온 두 작가의 작품이 모두가 지쳐있는 팬데믹의 시대 끝에서 마음의 균형을 회복하고 다시 희망을 노래하는 매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J.MOVEMENT//

장소 : 제이무브먼트 갤러리
일시 : 2021. 11. 18 – 2022. 0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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