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정展(리빈 갤러리)_20230401

//작가 소개//
사진은 대상을 객관적으로 기록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사진은 기계라는 메커니즘의 산물로 오해받았다. 많은 예술가들, 기록자들에 의해 사진은 메커니즘을 넘어 인간의 시선과 의도로 작동된다는 것을 증명해왔다. 그리하여 사진이 갖는 독자적인 설명과 이해, 예술적 입장이 설득력을 갖게 되었다. 김수정은 이런 의미에서 사진가는 작업대상에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우리를 설득한다.

그가 대상에 대해 설계한 거리는 아주 명확해 보인다. 이해하되 들어가지 않는다. 이는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보이는 한 방식인데, 나아가 김수정은 포괄적 조감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시도를 보여준다. 대상에 오래 접촉되어있는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자연스레 생겨나는 구체성이다. 그가 대상과 대상의 일에 깊게 살을 맞대어서 발생하는 긍정적인 가치를 의미한다. 그러면서도 컷마다 관객의 호기심을 유도하는 긴장감을 유지한다.

나는 김수정과 1년 넘게 작업을 해왔는데 한 책에서 이렇게 쓴 적이 있다. “김수정은 해녀 집의 수저 갯수까지 꿰고 있다.” 이것은 사실이다. 심지어 해녀 집안의 대소사와 가족관계를 안다. 사진가가 대상과 접촉과 이해를 넘어 용해의 단계에 다다라야 하는지는 논외로 치더라도 적어도 김수정의 열정을 설명하는데 부족하지는 않다. 개입하되 절제된 시선은 다큐멘터리의 작업방식으로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수정은 그런 설명에 부합하는 작업물을 선보인다. 아닌 게 아니라 길도 없는 바다의 심연을 가르는 해녀의 물질이, 어쩌면 김수정의 작업이 아니었나 하고 뒷머리가 서늘해지는 것은 무엇인가.//박찬일//

장소 : 리빈 갤러리
일시 : 2023. 04. 01. – 0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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