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展(갤러리 하스)_20250502

//전시 소개//
GALLERY HAS는 2025년 5월2일부터 6월14일까지 몬트(MOND)의 개인전 ‘숨결의 우주_Cosmos of Breath’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탐구해온 ‘페인트 블로잉(Paint-blowing)’ 기법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호흡이라는 비가시적 에너지를 통해 시공간의 무한한 가능성과 존재의 본질을 그려낸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몬트(MOND)’는 독일어로 ‘달(Mond)’을 의미하며, 작가는 달의 보이지 않는 이면처럼 우리 안의 ‘보이지 않는 가능성’을 끊임없이 상상하고 시각화해왔습니다. 특히 양자역학에서 영감을 받은 그의 작업 세계는, 입자성과 파동성을 동시에 지닌 ‘숨’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페인트 블로잉 기법은 작가의 숨결을 매개로 하여 물감을 불어 캔버스 위에 퍼뜨리는 방식입니다. 이는 도구 없이도 창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회화 방식에 대한 도전이자, 시공간에 깃든 에너숨지와 파동을 시각화하는 예술적 실험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작업 방식은 관측 이전에는 파동으로 존재하다가, 관측 순간 입자로 고정되는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를 떠올리게 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우주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전시 ‘숨결의 우주’는 몬트의 내면적 호흡과 외부 세계의 파동이 만나 만들어낸 다층적이고 유기적인 우주의 단면들을 보여줍니다. 각 작품은 ‘숨결의 흔적’이자 ‘생명의 기록’이며, 그 안에서 우리는 ‘나’와 ‘타자’, ‘질서’와 ‘우연’, ‘삶’과 ‘죽음’ 사이를 유영하게 됩니다.

GALLERY HAS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 몬트가 구축해온 독창적인 세계관과 그 안에 담긴 예술적 사유를 대중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미세한 숨결 하나가 어떻게 거대한 우주를 그려낼 수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갤러리 하스//

//비평//
몬트는 광활한 우주의 다양한 측면들을 탐구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무한한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작가 특유의 기법을 활용한 회화 작업으로 표현한다. 독일어로 ‘달’을 의미하는 작가명은 지구와 달 사이의 중력 상호작용에 의해 지구에서는 달의 항상 같은 면만 볼 수 있는 현상에서 착안한 것이다. 작가는 우리가 달의 뒷모습을 배제한 채 눈에 보이는 것만을 진실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가 반문한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의문은 그로 하여금 미시적인 물질세계를 설명하는 현대 물리학 이론인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의 틀에 의거하여 우주와 세계, 그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존재와 삶, 죽음의 문제부터 타자(他者)와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였다. 양자역학 이론에 따르면, 우주의 모든 것들은 다양한 상태로 중첩된 ‘파동(wave)’으로 존재하며, 이는 관측을 하게 되면 ‘입자성’을 띠게 된다. 여기에서 모든 입자(Particle)는 일시적으로 치환된 불연속 성적인 상태이므로, 결국 실재하는 것은 입자가 아닌 파동으로 존재하며 그 범위는 무한히 확장이 가능하다. 이를 몬트의 작업 과정에 적용한다면, 그가 자신의 의식을 최대한 배제한 채 무의식의 표출과 중력의 작용에 의지하여 그려나간 물감의 덩어리들은 예측 불가능한 확률의 상태에서 끌여당겨져 화면과 맞닿는 순간 비로소 우리에게 맞춰진 인식의 대상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작가는 독일 뮌스터 조형예술대학에서 수학한 후 2012년 무렵부터 눈을 가림으로써 시각적 요소들을 완전히 차단하고 오로지 손과 내면의 생각에 의지하여 유명인과 영웅, 그리고 꽃들의 피상적인 이미지를 떠올려 자유롭게 그려낸 회화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캔버스가 아닌 투명 아크릴 판 뒷면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려내어 작가의 무의식적 작업의 과정이 표면에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꽃속에 헐크’(2019)를 살펴보면 이는 치켜 올라간 눈썹, 부르뜬 눈, 포효하는 입과 얼굴 주변을 둘러싼 꽃들의 세부 윤곽선을 먼저 그려 화면의 제일 위에 오게 하고, 다음으로 형형색색의 배경색을 칠하는 순서로 진행한 것이다. 이렇게 완성한 작업은 작가가 끄집어낸 무의식 속 각인되거나 세뇌된 이미지들로 겹쳐진 층위를 드러낸 표면이기에 일종의 초현실주의(surrealism) 기법의 회화로 볼 수 있다. “달의 뒷모습은 생전 보지도 못한 이미지들로 가들 차 있을 걸로 확신한다”라고 작가가 언급하듯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유명인과 영웅, 꽃들로 채워 나간 아름다우면서도 혼돈스러운 화면은 우리가 발 딛고 사는 현실 세계에 예기치 못한 균열이 발생하여 머나먼 우주, 어쩌면 달 반대편에 존재하는 또 다른 세계로 향하는 입구를 접한 것 같은 생경한 감각을 전달한다. 화면에 그려진 대상들은 작가 내면의 무의식과 그것이 표출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드러내기 위한 매개의 역할을 하였다. 살펴본 것처럼 몬트는 무의식의 세계를 우주의 저편에 존재하는 또 다른 세계의 가능성에 은유하여 표현한 작업을 선보였다. 동시에 그는 우리를 둘러싼 현실을 구성하는 우주 만물의 세계, 정확히는 이를 득 채우고 있는 ‘파동’이 지닌 에너지를 표현해 내기 위해 오랜 시간 탐구해 왔다. 인물과 꽃을 그이는 작업에 점차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빛, 소리,돌, 흙과 같은 세상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은 파동, 즉 진동하는 에너지의 덩어리이다. 작가는 전차 미시적인 세계에 천착하여 2021년 무렵부터는 캔버스 표면 위에 무수히 많은 원의 형태들이 반복되는 새로운 경향의 추상적인 화면을 선보였다. ‘infinity’ 2022는 붓을 사용하지 않고 대롱을 통해 입으로 아크릴 물감을 일일이 불어 두꺼운 물감층으로 이루어진 요철의 원 형태를 완성시키는 독창적인 기법인 ‘페인트 블로잉 paint-blowing’으로 완성한 것으로, 그의 변화한 화풍을 잘 보여준다. 작가는 화면을 채운 하나하나의 원의 형태가 미시세계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로, 우리의 삶을 이루는 중요한 구성요소다. 즉 원자들이 모여 분자를 이루고,또 분자들이 모여 우리 몸과 지구, 우주를 구성한다. 근래에 들어 작가는 원의 형태들로 이뤄진 화면에 규칙과 운동감을 부여하여 우주의 만물이 지닌 고유의 파동의 성질과 그 이중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Cosmos(231019)’2023와 같은 연작에서는 캔버스 천에 오로라나(aurora)나 성운, 가스를 연상시키는 여러 겹의 색의 층위로 이루어진 배경색을 염색을 통해 부드럽게 표현하고, 원의 형태들로 이루어진 작은 단위의 구조를 반복함으로써 화면 전체의 동적인 구조를 만들어내어 거대한 우주의 구성에 개인이 얽혀있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 군상처럼 수많은 원의 형태들로 이루어진 작은 단위의 구조를 반복함으로써 화면 전체의 동적인 구조를 만들어 내어 거대한 우주의 구성에 개인이 얽혀있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 군상처럼 수많은 원의 형태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각기 다르고, 그러면서도 서로 긴밀하게 어우러져 일정한 질서와 기하학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간 우주가 지닌 다양한 측면들에 관심을 가져온 작가는 최근 선보이고 있는 작업에서 ‘질서와 조화를 이룬 체계로서의 우주’를 의미하는 ‘코스모스’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코스모스’,‘스페이스’, 유니버스, 모두 우리말로 ‘우주’라고 번역되지만, 그 의미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먼저 ‘스페이스’는 인간이 직접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을 보내 탐사할 수 있는 지구 대기권 밖의 영역을 의미한다.‘유니버스’는 지구, 태양, 모든 행성과 은하를 비롯한 전 우주의 물질과 에너지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영역으로 천문학적의 연구대상이 되는 과학적 개념의 우주를 지칭한다. 한편‘코스모스’는 ‘질서의 조화’의 측면에서 바라본 우주로, ‘유니버스’에 형이상학적이며 철학적인 해석을 더한 개념이다. 다시 몬트의 작업으로 돌아와서, 그의 이전의 회화 작업이 현실 세계에 균열이 발생한 듯한 강렬하고 수수께끼 같은 상태를 표현하였다면, 근작에서는 화면을 가득 채운 원의 형태들이 마치 직조한 태피스트리와 같이 상호 연관되어 펼쳐지는 순환적이고 활동적인 세계를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하면서도 상반된 특성이 모두 거대한 우주의 일면이며 하나로 얽혀있는 체계임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우주를 조망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혼돈’과‘질서’는 공존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 예로 미시세계의 에너지 역학에서 원자의 구성요소 중 하나로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는 우리가 관측하기 전에는 확률로 존재하며 파동의 성질을 보이지만 관측을 하면 입자성을 띠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작가는 ‘Cosmos(210324)'(2024)와 같은 작업에서 화폭 중앙에 원의 형태들을 채워 넣은 공간 주위를 둘러싸는 대조적인 색상의 테두리를 설정하여 마치‘를 플라잉 게임 (RPG)에서 플레이어의 시선이 닿는 구역만이 활성화되어 나타나고 그 외의 공간은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는 것처럼 표현하였다. 이는 파동이 관측을 하게 되면 비로소 눈에 보이는 입자로 변모하는 현상을 은유한 것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무한한 가능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기에 화면 속 공간은 어디로든 확장하고, 무엇이든 이야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몬트는거대한 우주 속 다각적인 존재 양태들을 고찰함으로써 인간 중심적인 사고와 관점에 의문을 던지고, 주변의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새롭게 인식하여 우주의 모든 것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 되어 있는 불가분의 관계임을 보여주고 있다. 미세하게 진동하고 공명하는 듯한 움직임을 내포하고 있는 그의 작업은 관객의 감각을 자극하여 각자가 속한 시공간, 사회, 나아가 광활한 우주 속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내면을 돌아보도록 독려한다. 너와 나, 우리가 살아가는 주된 동력인 것이다. 많은 이들이 몬트의작업을 바라보면서 여러 요소로 충만한 세계의 무한함을 느껴보길 바란다. 덧붙여 그가 황후 더욱 다양한 매체와 기법을 작업에 도입하여 어떠한 공감각적이고 스펙터클한 풍경을 담아낼지가 기대된다.//신여주//

장소 : 갤러리 하스
일시 : 2025. 05. 02 – 0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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