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묵展(이웰 갤러리)_20250624

//부산일보 기사//
빛의 흐름과 관람자 시선에 따라 그림이 다르게 보였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그림이 품은 시간이 아주 오묘하다. 갤러리의 조명을 껐다 켰다 반복하면서 달라지는 그림을 감상했다. 작가의 표현처럼 “하나의 평면 안에 빛과 공기, 시간을 넣으려고 굉장히 노력했다”는 게 어렴풋이 이해됐다.

‘목인천강’(木印千江, 천 개의 강에 나무를 새기다)과 ‘목인천천’(木印千天, 천 개의 하늘에 나무를 새기다), 그리고 ‘목인천강(木印千江)-꽃피다’ 등의 이름으로 10년 넘게 풍경 시리즈를 선보여 온 장태묵 서양화가가 지난해부터는 ‘천 개의 빛을 새기다’라는 작업을 새로 시작했다. “자연에서 내가 느낀 아름다움, 시간과 빛을 비롯해 끌어들일 수 있는 모든 것은 끌어들이다 보니 작업 이름을 바꾸게 됐습니다.”

그는 현재 계명대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지만, 경기도 양평과 대구를 오가며 작업 중이다. 장 작가의 고향은 부산이다. 한국조형예술고를 졸업하고, 홍익대 미대와 동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이번 부산 개인전은 2016년 BNK아트갤러리 개인전(목인천강)과 2018년 이젤갤러리 초대전(목인천강-꽃피다) 이후 7년 만이다. 그는 2011년 장 프랑수아 밀레의 ‘만종’ 작품 탄생 150주년 기념일에 맞춰 동양인 최초로 밀레 박물관에서 특별 초대 전시를 해 화제가 되었다.

평면의 그림이 어쩌면 이렇게 다채로운 변화와 움직임을 갖게 된 것일까. 그가 선택한 방법은 물감의 중첩이다. 하루 동안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빛의 흐름을, 물감을 여러 겹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극복했다고 한다. 덕분에, 그림은 관람객이 움직일 때마다, 빛의 각도에 따라, 풍경의 시간대가 달라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만든다. 얼른 봐서는 여러 겹 물감을 겹쳐 칠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정말 여러 번 반복해서 칠해요. 베이스 색깔이 의도한 대로 안 되면 더 많이 겹치게 되죠.” 평면의 그림이 가진 시간 한계를 극복하는 순간이다.

장태묵 기획 초대전 ‘천 개의 빛을 새기다’는 오는 18일까지 부산 수영구 이웰갤러리(망미번영로 110번길 7)에서 진행하지만, e-웰니스치과 내 이웰갤러리 연산점(연제구 중앙대로 1099 해암빌딩 4층)에선 ‘목인천강’ 시리즈도 볼 수 있다. 이웰갤러리 관람 시간은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이웰갤러리 연산점은 월~금요일 오전 9시 30분~오후 6시 30분·토요일 오전 9시 30분~낮 12시 30분. 문의 051-755-4180.//부산일보 2025.07.07.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장소 : 이웰 갤러리
일시 : 2024. 6. 24 –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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