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박주현 조각가의 이번 개인전은 일상 속 도구와 오브제를 매개로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색한다. 작가는 망치, 톱, 카메라, 붓, 악기 등 기능을 가진 사물들을 재조합하여, 그것이 인간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조형적으로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25점의 작품은 단순히 물리적 형태를 넘어서, 도구가 인간의 확장된 신체이자 삶의 은유로 작동함을 보여준다. 손을 대신해 만든 도구는 노동과 창조, 파괴와 기억이라는 인간 행위의 단면을 대변한다. 작가는 이를 인간의 형상과 병치하거나 결합함으로써, 그 사물이 지닌 역사성과 상징성을 되묻는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형상들이다. 일부 작품은 마치 인간의 신체가 도구화되거나 도구가 신체의 일부처럼 융합되어 있어, 경계가 사라진 존재의 불확실성과 덧없음을 암시한다. 이는 죽음 이후에도 사물로 남는 인간의 흔적, 혹은 인간이 사물에 부여한 생명력에 대한 사유로 확장된다.
조각가의 조형 언어는 절제되었지만 강력하다. 금속과 목재, 레진 등의 재료를 통해 오브제의 차가움과 생명의 온도를 동시에 담아낸다. 기술적 정교함 속에서도 조형적 유희와 미적 긴장감을 잃지 않으며, 물질과 개념 사이를 넘나드는 밀도 높은 작품 세계를 구축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오브제 전시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궤적을 사물로 기록하고, 도구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되묻는 조각적 철학의 실천이다. 박주현 조각가는 우리로 하여금, 무심히 지나쳤던 사물들 속에서 삶의 서사를 읽고, 죽음의 침묵 속에서 존재의 소리를 듣게 한다.//아트웨이 갤러리//
장소 : 아트웨이 갤러리
일시 : 2025. 7. 16– 8. 06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