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정해진 곳에서 피어나는 정형화된 야생화를 신비한 모습의 꽃과 때로는 두꺼운 윤곽선으로 선명한 색을 나타내려 했다.
들과 가든 등 그 곳에서 자란 꽃과 풀을 감싸고 있는 꽃병pot은 인간과 비슷한 역할을 하며 감싸진 꽃은 꽃병을 통해 다른 세계로 들어와 더 강한 꽃무리를 피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대 시대의 화려하고 다양한 양상에 비해 나에게 있어 외로움과 잃어가는 무엇인가를 찾아야했다.
복채법을 사용하여 전통 한국화 재료인 장지의 장점을 살려, 현대사회의 도시 자연, 개인의 가꿈 아래에 자란 정원을 배경으로 삼고, 나의 일상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고자 직관화된 감정들로 펼쳐진 상상속의 형상을 거침없고 빠른 속도로 자라는 웅장한 야생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이수경//

//평론//
이수경 작가의 꽃은 꿈에서나 볼 수 있는 환상의 꽃이다.
현실의 꽃은 이렇게 화려하거나 인간의 머리보다 더 크진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작가의 작업 방식은 환상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매우 멀다.
모든 작가가 그러하듯 이수경 작가 또한
텅 비어있는 하얀 색 캔버스
(이작가의 경우 하얀 장지)에 자신의 시간을 쌓듯
물감을 한겹 한겹 올려야 한다.
환상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수행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매일의 루틴이 쌓여 일상이 되고
그 일상이 쌓여 인생이 되듯
이수경 작가 또한 한 겹 한 겹 물감을 쌓고
꽃을 그린다.
그러다 보면 일상 앞에 환상이 생기고
인생 속에 예술이 피어난다.
이수경 작가의 꽃이 화려한건
그녀의 일상들이 탄탄히 쌓인 물감처럼 단단히 그녀를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화려함은 차곡차곡 쌓아온 그녀의 시간이 피어난 결과일 뿐이다.//심다희 큐레이터//
//작가와의 대화//
Q. 자신의 작품에서 사람들이 봐주었으면 하는 부분이나 작화의도가 있을까요? 그냥 모르고 넘어가면 아쉬울만한 포인트를 하나 알려주세요.
A. 이미지로 보는 것 보다 실제로 봐야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느끼시길 바란다. 작품을 보시면 마티에르 즉, 화면의 질감이 두터운 것을 볼 수 있다. 작품을 적당한 거리에서 감상하시다 관객과 작품의 거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길 바란다.
Q. 작가를 선택하고 후회했던 점,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되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아직까지 그림에 대해 공부중이고, 그리고 싶을 때만 작업하기 때문에 하기 싫었던 순간, 후회했던 순간이 없다. 작가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했던 적은, 전시중에 작품앞에서 그림을 보고 계시는 관람객들을 지켜볼 때 그 순간이 그림그리길 잘했다. 라고 생각한다.
Q. 예술 분야는 어렵고 잘 모르겠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희도 알고 싶지만, 참 다가가기 어려운 분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보통 사람들이 예술, 미술에 다가가기 쉬운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A. 저 또한 학생 때 갤러리나 전시장에 다가가기가 어려웠다. 요즘은 영화표 끊듯 티켓을 구매하여 관람할 수 있는 아트페어가 자주 열린다. 일반 미술관처럼 통제가 심하지 않아 기본적인 예의만 지켜주시면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아트페어에 먼저 다가가시길 권한다. 가면 많은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바로 구매해 소장할 수 도 있다.
Q. 본인만의 작품 감상하는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작품을 오래 바라보고, 다양한 거리에서 보는 것. 가까이에서도 보고, 멀리서도 보는 것.
Q. 자연속의 풀과 꽃들을 생각하면 부드럽고 연약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그들이 굉장히 강하게 느껴집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풀, 꽃, 잎과 같은 자연은 어떠한가요?
A. 생명력.
생명력은 식물이 존재하는 데 가장 근원적인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유지시키려는 힘과 야생 속에서 빠르게 자라나는 속도, 그것을 변화시키려는 에너지의 존재를 표현하였다.
Q. 작가님이 앞으로의 작품에서 보여주고 싶은 세계는 무엇인가요?
A. 자연은 끝없이 우리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고 있다. 자연과 우리, 서로가 서로의 거리를 유지한 채 침해하지 않는 것이 아름다움이라 생각한다. 그 아름다움을 작품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
장소 : 리빈 갤러리
일시 : 2025. 8. 1 – 8. 15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