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주展(금샘미술관)_20260311

//작가 노트//
때때로 불길함을 느끼지만,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다만 한발 물러나 상황을 바라볼 뿐이다.
다가올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털을 곤두세워 그것을 감지하는 순간.
그때 남는 것은 개입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함께 스며드는 섬찟한 기운이다.

본 전시 ‘와류에 묻히는 소리’는 이러한 감각에서 출발한다.
와류는 빠르게 소용돌이치며 모든 것을 휘감지만, 턱끝까지 차오른 거센 물길 속에서는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흐름이 강할수록 어떤 감각들은 오히려 아래로 가라앉는다. 그러나 그 아래에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긴장과 불안의 기류가 스며있다. 나는 이렇게 묻혀버린 감각과 징후에 주목한다.

나의 회화에는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의 공기와 선택을 앞둔 머뭇거림, 그리고 표면 아래 잠겨 있는 감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있다. 생과 사의 경계에 잠시 머무는 시간을 붙잡아두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어딘가 어긋나 있고 극한에 가까운 장면을 다루지만, 오히려 차분하고 서정적인 기운에 잠겨있다.
격정의 순간은 마치 정지된 것처럼 보이고, 흔들림 속에서도 묘한 정적이 감돈다. 이때 아름다움과 불길함이 동시에 자리하며, 꿈에서 본 듯한 기시감, 혹은 현실의 어느 순간과 겹쳐지는 생경한 감각을 불러일으킨다.//강윤주//

장소 : 금샘미술관
일시 : 202. 3. 11 –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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