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리展(리앤배)_20260306

//전시 소개//
리앤배는 대만 출신의 조각가 팀 리(Tim Lee, 李曜丞)를 초청하여, 석재와 목재라는 물질적 토대 위에 ‘빛’이라는 비물질적 요소를 투영해 인간 삶의 실존적 궤적을 추적하는 개인전 ‘Toward the Light’를 개최한다. 본 전시는 냉철하고 견고한 암석의 물성과 온기를 머금은 광원의 대비를 통해, 현대인이 직면한 내면의 심연을 성찰하고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도 끊임없이 지향점을 찾아 나아가는 동역학적 여정을 조명한다. 전시 제목이 시사하듯, 작가는 스스로 빛을 향해 이행하는 능동적 행위를 통해 비로소 자아의 현주소와 목적지를 인식하게 된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가시화한다.

팀 리의 예술적 발화점은 유년기의 감각적 경험과 물질에 대한 근원적인 탐구에서 기인한다. 어린 시절부터 돌을 수집하며 자연물의 질감을 체득해 온 작가는 초등학교 시절 접한 광학 카메라를 통해 빛과 그림자가 형성하는 시각적 대위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탐색은 대학 시절 조각 수업에서 마주한 ‘방치된 석재’를 통해 예술적 전환점을 맞이한다. 강의실 구석에서 소외된 채 먼지가 쌓인 돌의 형상에서 작가는 사회 구조적으로 외면받는 존재들과 그에 투사된 인간의 고단한 실존을 발견하였으며, 이를 예술적 매개체로 승화시키려는 조형적 의지를 확립하였다.

그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기제는 ‘주광성(Phototaxis)’이라는 생물학적 개념의 인식론적 확장이다. 모든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광원을 향해 유기적으로 반응하듯, 인간 역시 빛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타자를 인식하고 자신의 존재론적 가치를 확인한다는 가설을 세운다. 이를 시각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작가는 대만산 대리석을 주된 매체로 채택한다. 석재 본연의 결정과 결을 정교하게 다듬어 드러낸 뒤, 에폭시(Epoxy) 공정을 통해 표면의 투과율을 극대화함으로써 돌이 내부로부터 빛을 머금은 듯한 환영을 창출한다. 이 과정을 통해 단단하고 불투명했던 광물은 비로소 생명력을 지닌 유기적 실체로 변모한다.

팀 리에게 인생은 종착지를 가늠할 수 없는 어두운 동굴을 횡단하거나, 농무(濃霧)에 휩싸인 산맥을 등반하는 고립된 행위와 같다. 미지에 대한 원초적 공포는 인간을 정체시키기도 하지만, 작가는 타인의 격려와 연대가 길을 밝히는 유의미한 광원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 형상은 인간의 가냘픈 유한성과 연약함을 드러내지만, 그 주변을 감싸는 빛은 단순한 시각적 장치를 넘어 가족과 동반자로부터 기인하는 심리적 항상성과 내면의 추동력을 상징한다. 한때 구석에 방치되었던 돌은 이제 작가의 창조적 여정을 이끄는 근원이 되었으며, 그 여정 속에서 빛은 평온과 희망의 메타포로 확고히 자리 잡는다.//리앤배//

장소 : 리앤배
일시 : 202. 3. 6 –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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