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녹색 불꽃을 피우다
지금의 그림이 그려지기까지
많은 시간을 지나오며 여러 생각들이 스치듯 지나간다.
1971년 고등학교 2학년 그림을 처음 그리기 시작하여
열심히 부산 근교를 다니며 풍경화를 그렸었고
그때 빈센트 반 고호의 화집에서 본 사이프러스 나무 그림을 보고
나무가 요동치고 춤을 추는 듯한 느낌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언젠간 나도 그런 나무를 그려 봐야지 라는 생각을 하였으나 무의식 속에 남겨 뒀던 것 같다.

1975년 무렵 삶이 너무 힘들어, 나를 불태워 ‘등신불’을 만들었으면 하는 상상으로
‘등신불’ 자화상을 그린 적이 있었다.
1977년 친구들과 ‘기류전’이라는 그룹전을 하였는데 그때 전시 작품은
불을 주제로 한 캔버스 자체가 불이 타고 있는 그림이었는데 그때는 태우는 불을 그렸었다.
그 작업은 계속 이어지지는 못했다.
1985년부터 입체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그즈음 ‘타다만 성냥개비’ 형상을 나무, 브론즈, 재료로 조각 작업을 하였었고
1987년 제1회 바다 미술제에 큰 원목 나무의 가지를 성냥개비 형태로 만들어
해운대백사장에 4점을 설치 하였었다.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라는
만해 한용훈의 시의 사상을 생각하며
‘영원히 밀려갔다 밀려오는 파도 가 다시 환원 된다는 것’이 서로 닮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2021년 엄혹한 코로나의 시기
펜데믹 이라는 상황에 놓여 세계의 모든 사람이 겪게 되는 아픔과 고통
내면의 고뇌와 우울, 등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들을
그림으로 기록하고 표현하는 과정에 ‘녹색의 불꽃’
그리고 ‘불꽃의 나무’ 그림을 그렸다
2022년 이후 코로나 상황은 개선되었으나
새로운 정권이 시작되면서 겪게 되는 불안함, 우울함, 먹먹함, 암울함 등
정신적으로 너무 나를 힘들게 했었다.
2011년 이후부터 서생에서 그려왔던 그림들은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는 이 지역의 여러 가지 사항들에 대한 문제의식들을
작업의 모티브로 삼아서 그려온 불일치한 풍경들의 기록이었었는데
이 새로운 정권의 시대는 이 나라 전체를 비틀어 버리는
정신의 절망.
암울함, 부조리, 부도덕, 후안무치, 무모함, 무지, 무개념, 뻔뻔함 등
우리 사회를 나락에 빠트리는 희망이 없는 세상으로 몰아 가는
그런 상황
어둠의 세상, 전쟁의 검은 포화, 붉은 화염의 대지에서
회복되고 치유되고 되살아나는 그래서 희망을 품고 꿈을 갖고 평화롭게
가꾸어가는 녹색이 가득한 아름다운 세상.
자연의 불꽃이면서 내면의 의지이며
사회적 움직임의 상징인 그런 녹색의 불꽃을
그동안 오랜 시간 내면에 잠재 되어있던 여러 생각들 기억의 파편들이 모여
지금 녹색의 불을 피운다
이 불이 나를 태워 다시 기름이 되기를 바란다
작은 빛이 되어 세상을 밝혀 주기를 바란다.//정철교//
장소 : 레오앤 갤러리
일시 : 202. 4. 3 – 5. 2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