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섭展(리빈 갤러리)_20260401

//작가 노트//
관계적 집합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보이지 않는 무수히 많은 코드(code)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네트워크이다. 이런 코드들은 서로 관계되어 존재하고 있으며, 나는 이러한 관계가 그 사회 구성원들 간의 “소통의 방식”이라 생각한다. 이런 “소통의 방식”들 하나하나는 우리가 사는 사회를 이루는 보이지 않는 구조가 되고, 작품은 이런 구조 속에 살아오면서 나와 강하게 관계된 장면들을 하나의 장면에 복합적으로 연출하여 나타냄으로써, 그 속에서 어쩌면 길들여졌을지도 모를 나만의 정체성을 찾고자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작가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동서고금을 통해 각자의 의미를 가지고 소통되어 온 것들이다. 이렇게 수집된 이미지들의 집합은 하나의 거대 이미지를 만들기도 하고, 또는 건축적 구조물의 모양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를테면, 작품 “code-pediment”는 작가가 영국 유학 시절 박물관 가이드 아르바이트를 하러 수없이 들락거렸던 대영박물관의 그리스 건축 양식 입구를 관광객들에게 설명하면서 얻은 영감에서 나온 형상이고, 작품 “반복적 딜레마-patriotism”은 작가의 기억 속에 각인된 어린 시절 학교에 등교하면서 필수적으로 했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선생님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한 치 오차 없이 맞춰져 있는 오와 열, 표정이 사라진 얼굴은 개성적 개인이 사라지고 집단의 부속물로서 기능하길 요구하는 특정 구조의 폭력적 힘을 보여주는데, 이것을 작가는 집단 또는 그 사회에서 수직적으로 주입되는 코드화로 본다. 이렇듯 작가는 주체적으로 그와 연결된 기억 속 이미지들을 통해 사회의 비가시적 구조를 찾아, 그 사회와 나의 연결고리를 포착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정상섭//

장소 : 리빈 갤러리
일시 : 202. 4. 1 – 4. 21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